"두 번의 실패는 없다."
최용수(40) FC 서울 감독은 평소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코치, 감독대행을 거쳐 지난해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서울을 K리그 클래식 챔피언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런 최용수 감독에게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감독 대행이었던 201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벽에 막혀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의욕과 자신감이 넘친 상태였지만 1차전 사우디 원정에서 1-3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당시 패배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에스테그랄전에서 완승(2-0 승)을 거둬 결승행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첫 중동 원정의 기억을 곱씹으며 조심스럽게 2차전을 대비하고 있다. 이미 올해 알 아흘리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1-1 무)을 무사히 치러냈음에도 중동 원정은 언제나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최 감독은 "고지대 원정의 경우 시차, 볼이 튀는 바운드, 슈팅 스피드 등 모든 게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 "상대 관중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쉽지 않겠지만 이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강 2차전이 열리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 팀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해발 1,200m 고지대에 위치한 데다 남성 관중 10만 명이 내지르는 함성은 상대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준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도 이란 원정에서 역대 2무3패로 고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최 감독은 "사실 나도 이란 원정은 처음이다.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은 경험과 패기로 뭉쳐 있다. 축구는 공을 가지고 하는 스포츠다. 외적 환경이 전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축구를 통해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한국 축구가 이란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는데 그런 것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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