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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첫 예산안 "세 토끼 다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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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첫 예산안 "세 토끼 다 놓칠라"

입력
2013.09.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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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편성한 첫 예산인 2014년 예산안은 357조7,000억원 규모로 25조7,000억원 적자 예산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경제를 살리면서 공약도 챙기고 재정건전성도 염두에 뒀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누더기 편성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복지 확대라는 공약을 포기할 수 없다면, 복지 전달체계의 누수를 차단하는 개혁을 전제로 국민을 상대로 증세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14년도 예산안과 2013~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해 다음달 2일까지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활성화, 국정과제 이행, 재정건전성 유지 등 3가지 큰 과제의 절충점을 찾느라 고민했다"며 "이번 예산안은 경제 활성화에 비중을 두고, 복지수요를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3.9%에 달할 것으로 보고, 내년 총수입을 올해(372조6,000억원)보다 0.5% 줄어든 370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총 수입 가운데 국세는 218조5,000억원로 전망됐으며, 이에 따라 내년 1인당 세금부담은 550만원으로 올해보다 10만원 늘어나게 됐다.

총지출은 올해보다 4.6% 늘어난 357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재정수입은 주는데, 지출을 늘리면서 관리재정수지는 25조9,000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올해와 같은 1.8% 적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채무도 올해 480조3,000억원에서 내년 515조2,000억원(GDP 대비 36.5%)으로 늘어나게 됐다.

내년 예산안을 분야별로 보면 ▦보건ㆍ복지ㆍ고용 105조9,000억원(올해 대비 8.7% 증가) ▦교육 50조8,000억원(2.1%) ▦문화ㆍ체육ㆍ관광 5조3,000억원(5.7%) ▦R&D 17조5,000억원(4%) ▦국방 35조8,000억원(4.2%) ▦공공질서ㆍ안전 15조7,000억원(4.6%) 등이다. 이 예산에는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보수를 동결하고, 그 이하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물가상승률(1.7%)에 묶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 예산에 23조3,000억원과 15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복지 예산은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기초노령연금과 반값 등록금 등 일부 공약사향은 당초 약속보다 규모가 축소되거나 시행시기가 연기됐다.

건국대 김진영 교수는 "복지 확대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데도 현재 재정구조로는 복지 공약 이행이 어렵다"며 "국민적 동의를 얻어 합리적인 증세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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