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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 기자의 청진기] 영·유아 선택예방접종은 '선택' 아니라 '권장'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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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 기자의 청진기] 영·유아 선택예방접종은 '선택' 아니라 '권장' 사항

입력
2013.09.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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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ㆍ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이나 인터넷 카페에서 가장 많은 문의 중 하나가 선택예방접종을 꼭 맞혀야 하느냐다. 선택예방접종은 영ㆍ유아 예방접종 가운데 정부에서 반드시 맞도록 지정한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는 백신을 말한다. 폐렴구균과 로타바이러스, A형간염 등이 영ㆍ유아 대상 선택예방접종에 해당한다.

'필수'와 '선택'의 차이는 크다. 예를 들어 지난해 폐렴구균 백신의 전국 접종률은 49.7%(4회 기준)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영아 시기 접종률이 90%를 넘는 필수예방접종과 대조적이다. 선택예방접종이란 말을 접하는 많은 초보 부모들이 맞혀도 되고 안 맞혀도 그만인 백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부 부모들 사이에선 모두 접종하려면 수십 만원이 드는 선택예방접종을 '선택된' 아이들을 위한 백신 아니냐고 비꼬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즘 국내 영ㆍ유아들은 단체생활을 일찍 시작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했다.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ㆍ유아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감염질환을 앓는 비율이 20%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폐렴이나 로타바이러스장염, A형간염 등은 모두 단체생활에서 잘 걸리는 대표적인 감염질환들이다. 보육시설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영ㆍ유아는 점점 느는데, 맞으면 병에 안 걸리거나 덜 앓을 수 있는 예방접종은 여전히 부모의 선택에 맡겨 놓은 셈이다. 많은 전문의들은 그 선택의 기준이 비용이나 부작용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모든 예방접종은 약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은 극히 드물다. 예방접종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 또 백신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맞을수록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높아진다. 대다수가 접종해 병이 유행하지 않으면 미처 접종하지 못한 사람도 병에 안 걸릴 수 있다. 반대로 접종하지 않은 사람이 늘수록 병이 유행할 가능성은 커진다. 이 때문에 비용이 큰 부담이 아니라면 예방접종은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많은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예방접종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 사정 때문에 모든 예방접종 비용을 당장 정부가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선택예방접종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라고 오해해도, 보건 당국이 그런 오해를 부를 여지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렴구균과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을 국가 차원에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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