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는 증권사 사장들이 총출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후보 3명을 놓고 거래소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는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서다. 투표에서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은 증권사와 선물사 등 38개 주주 회원사가 100% 참여한 가운데 80.66%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최종 후보에 선출됐다. 이렇게 최 후보에 표가 몰리다 보니 후보 중 한 명은 한 표도 얻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앞서 김봉수 전 이사장 때는 42개 회원사 중 41개사가 참석해 60.25%의 표로 선출됐었다.
이날 투표를 지켜본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사장들이 총출동해 몰표를 던진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정권 실세들이 적극 밀었다는 소문이 맞긴 맞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최 전 사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를 거쳐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과 고교, 대학 선후배 사이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최 전 사장을 적극 지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이날 "우려했던 대로 최 전 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며 "출근 저지 투쟁 등 준법 투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 이르면 다음주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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