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모로코시장서 최근 성과 잇따라, 삼성물산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따낸 후 확대 추진, 포스크건설 칠레 진출 후 최근까지 3조2,200억원 수주
건설사 입장에서 미개척 국가의 시장을 처음 뚫는다는 것은 해도(海圖) 없이 항해하는 것처럼 큰 모험이다. 사전에 해당 국가의 수주관행, 조세 제도, 통관절차 등을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돌발변수들 때문에 수주에 실패하거나, 수주를 하더라도 완공 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 건설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우건설은 모로코에서 북아프리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럽 건설사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2000년부터 모로코 경기가 살아나고 정부가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발전플랜트 등 발주 물량 증가가 예상되자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10년간의 노력 끝에 2010년 조르프 라스파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발전플랜트를 수주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조르프 라스파에서 인광석 비료공장을 3,500억원에 수주했고 지난달에는 사피에서 1조9,700억원짜리 발전플랜트를 따 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프라 발주 증가가 예상돼 현지 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치우쳐 있던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로이힐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호주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로이힐 프로젝트는 철광석 광산개발과 연계한 철광석 처리 플랜트, 항만, 철도를 일괄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수주금액만 6조5,000억원에 이른다. 호주는 자원개발 사업에 부속되는 항만과 철도 등 향후 상당한 규모의 인프라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호주 동북부 석탄광산 개발과 연계된 항만ㆍ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입찰업체가 발주처와 함께 공사수행 방안과 금액을 협의하는 사전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기를 대비해 현지 기업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칠레 시장 개척에 성공한 사례다. 후발주자인 포스코건설은 포화 상태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남미로 눈을 돌렸다. 당시 칠레는 전력 공급 확대가 시급해 발전플랜트 발주가 줄을 이었고, 포스코건설은 포항제철 건설 과정에서 고로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에너지 플랜트를 지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포스코건설의 노력은 2006년 4,000억원짜리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 수주로 첫 결실을 맺었다. 이듬해는 캄피체 ㆍ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 2010년 산타마리아 석탄화력발전소, 지난해 3월에는 코크란 석탄화력발전소까지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칠레 진출 7년 만에 수주한 에너지 플랜트 규모가 3조2,20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중남미 시장 거점인 칠레의 입지를 더 공고히 다지고 인접 국가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신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도 있다. GS건설은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수(水)처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11월 세계적 업체인 스페인의 이니마사를 인수했다. 이니마는 역삼투압 방식 담수플랜트 세계 10위권 업체다. 이를 통해 GS건설은 이니마가 운영 중인 알제리 사업장까지 추가비용 없이 인수해 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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