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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26일] 자유학기제 통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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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26일] 자유학기제 통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입력
2013.09.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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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재학 중인 울산 연암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설렘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교차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는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실현된다는 점에서 설레었고, 중간·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아 아이가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염려했던 부분은 매일 저녁 밥상머리에서 나누는 딸과의 대화를 통해 말끔히 해소됐다. 최근 시범 운영에 들어간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시험(중간고사)을 치르지 않는다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어와 미술 과목을 연계하여 국어 수업에서 하회탈의 가치를 배우고 미술시간에는 직접 하회탈을 만들어 본 뒤 다시 국어시간에 자신이 만든 하회탈을 쓰고 역할극을 해보는 활동은 기존의 수업 방식과 크게 달랐다. 그뿐만 아니다. 수학시간에 직접 머리 둘레를 재어서 계산하는 활동, 과학시간에 감자를 이용한 요오드 실험, 사회시간에 투표소를 설치하여 직접 투표를 해보는 경험 등 책 속에만 갇힌 지식이 아니라 생생한 지식을 학생 참여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수업은 친구들과 함께 협력하는 협동수업으로 이뤄졌다. 딸은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작성하여 차곡차곡 보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업시간에 소외되었던 친구들도 모두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확 달라진 수업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즐겁게 배우고 더불어 협동심을 키워간다는 점이 부모로서 너무 기쁘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동아리활동에도 참여하는데 과학자가 꿈인 딸은 '다양한 직업 속 과학' 이라는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가고 있다. 딸은 "비슷한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활동을 하기 때문에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귀띔했다.

학교에서는 한 학기 동안 총 4개의 선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딸은 '토론의 달인' 이라는 선택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갖추어야 할 토론과 발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딸은 내년 2월까지 'UCC의 달인', '코스모(우주)는 나의 것', '동화책 삽화가가 되어보자'는 등 다양한 선택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다며 기대하고 있다.

중간·기말고사 기간에 진행하는 맞춤형 진로직업 체험도 신선하고 유익하다. 딸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 구체적인 답을 줄 수 없어 답답했는데 진로직업 체험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진로에 대한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요즘 딸은 매일 매일 수업이 기대되고 학교에 가는 걸음이 가볍고 설렌다고 한다. 필자 역시 오늘 저녁 밥상머리에서는 딸이 학교에서 있었던 어떤 즐거운 이야깃거리를 풀어놓을까 기대를 한다.

이렇게 매일이 설레고 즐겁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 자유학기제는 1학년 2학기에만 시행이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다가 2학년이 되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자못 걱정스럽다. 부모의 입장에서 이 자유학기제가 단지 한 학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우리 아이들의 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당장 눈앞의 시험성적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자유학기제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이를 통해 자기 스스로 삶의 목표와 진로를 모색하는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자녀를 둔 한 아이의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더불어 학교생활을 통해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 행복한 미래를 살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었으면 하고 소망한다.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 전반으로 학생들의 꿈과 끼, 행복을 위한 '자유학기제 정신'이 확산되기를 기원한다.

울산 연암중학교 학부모회장 최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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