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어머니회는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봉사단체로 여건이 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발적 봉사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좀 그런 것 같습니다. 또 직장맘만 배려하라는 건 전업주부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봅니다.'(23일자 '봉사도 좋지만… 녹색어머니회 직장맘은 고달파' 제하 기사에 대한 's3de****'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녹색어머니회는 '자발적 봉사단체'입니다. 참여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불이익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녹색어머니회에 나가지 않을 경우 혹시 자녀가 학교에서 눈총이라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무리하게 시간을 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몇몇 학교들은 녹색어머니회 지원율이 줄면서 아예 의무참여제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분명 생기는 겁니다.
당초 녹색어머니회는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녹색어머니회가 만들어진 것은 벌써 40여년 전 일로 그간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느는 등 큰 사회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교 앞 어린이 교통사고율이 좀처럼 줄지 않는 현실에서 그렇다고 당장 교통지도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에 맞게 제도를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예산 지원도 그런 대안 중 하나입니다. 출산과 보육은 이제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이 달린 문제가 된 만큼 예산 낭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에서 하고자 한 말은 직장맘과 전업주부 중 누가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하는 지가 아닙니다. 한창 바쁠 아침 시간에 교통지도를 나가는 일은 전업주부들에게도 큰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직장맘 비율이 늘면서 녹색어머니회 지원율이 떨어지고, 그 결과 전업주부는 더 자주 당번을 서게 되는 악순환도 생겼습니다. 쟁점은 직장맘이냐, 전업주부냐가 아니라 제도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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