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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원자로 사고 나도 큰 위협 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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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원자로 사고 나도 큰 위협 안 될 것"

입력
2013.09.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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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원자로 모델이 워낙 오래돼 사고 위험성은 높지만, 사고 발생 시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변 원자로는 1950년대 영국에서 설계된 '마그녹스'다. 대부분의 원자로가 핵반응 에너지를 조절하는 감속재로 물을 사용하는(경수로ㆍ중수로) 것과 달리 마그녹스는 방사선에 잘 견디도록 특수 가공된 흑연을 쓴다(흑연로). 김무환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는 "흑연은 불이 잘 붙기 때문에 안전설비가 별도로 필요한데, 영변 원자로는 일반 기준에 비해 부족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또, 감속재용 흑연은 보통 20년마다 교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감속재용 흑연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감속재용 흑연을 수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흑연을 쓰는 원자로는 세계적으로 영변 원자로뿐이라 감속재용 흑연 생산기업이 거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썼던 감속재용 흑연을 재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오래된 흑연이 부서지거나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흑연이 손상되면 원자로를 제어ㆍ정지할 수 없고, 원자로 내부의 핵물질이 누출될 위험이 커진다.

마그녹스는 핵연료에서 발생한 열을 식혀주는 냉각제로 이산화탄소를 쓴다. 흑연과 이산화탄소는 주요 구성물질이 탄소다.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일반 원자로와 달리 다량의 방사성 탄소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감속재로 흑연을, 냉각제로 물을 썼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엄청난 양의 방사성 탄소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 지역은 상당히 오염되고 바람방향에 따라 방사성물질 일부가 우리나라에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영변 원자로(열출력 20메가와트)는 대전의 연구용원자로 하나로(30메가와트)보다 규모가 작아 방사성물질이 탐지돼도 극미량일 가능성이 높아 의미있는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원자로 자체는 작지만 주변에 핵연료봉 제조시설, 폐기물 저장시설 등이 몰려 있어 사고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변 원자로 인근 건물에서 흰 증기가 피어 오르는 걸 포착한 지난달 31일의 위성사진이 이미 원자로에 문제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공기로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탑을 2008년 폭파한 이후 강물을 이용하는 수냉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이 상태에선 정상 가동되면 증기가 외부로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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