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부경찰서는 피의자인 차남 정모(29)씨의 부인 김모(29)씨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락스, 비닐 등을 남편 정씨와 함께 구입하고 준비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여러 정황을 포착했다"며 "김씨를 공범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차남 정씨가 지난달 13일쯤 어머니(58)와 형(32)을 살해한 뒤 14,15일 강원 정선군과 경북 울진군에 각각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정씨를 상대로 살해동기, 범행수법, 부인 김씨의 범행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정씨는 24일 존속 살해·살인·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부인 김씨는 정씨가 시신을 유기하는 현장에 함께 있었지만 범행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김씨는 앞서 경찰에 "(이혼을 논의했던) 남편이 지난달 14일 화해여행을 가자고 해 따라 나섰는데 (당시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몰랐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시신을 넣은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남편이 버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남편 정씨도 부인의 범행 가담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서로 짜고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부인 김씨가 범행 당일 살해현장으로 추정되는 정씨의 어머니 집에 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차남 정씨가 삽, 비닐 등 범행에 사용한 도구를 울진에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울진에서 범행도구를 찾고 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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