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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들썩인 세 남자 가을도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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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들썩인 세 남자 가을도 접수하다

입력
2013.09.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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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 버스커가 또 다시 일을 냈다. 이 정도면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장범준(24) 김형태(21) 브래드(28)로 구성된 그룹 버스커 버스커가 25일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이 이날 하루 국내 대중음악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이날 0시 음원 공개 이후 주요 온라인 음원 서비스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9위는 버스커 버스커 2집에 담긴 9곡의 차지였다. 국내 온라인 음원 시장 점유율 1위인 멜론은 이날 새벽 이들의 새 노래를 듣기 위해 접속한 이용자가 일시에 몰리며 잠시 서버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버스커 버스커 2집은 음반 매장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음반 유통사 CJ E&M에 따르면 초도 물량 5만장이 첫날 모두 동나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성별과 나이에 치우치지 않는 고른 인기 때문이다. 온라인서점 예스24 마케팅팀의 윤미화씨는 "음반 구매자의 남녀 비율이 거의 반반이고 40대 이상의 비율이 20%에 육박할 만큼 전 연령층에서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2집의 인기로 지난해 15만장 이상 팔린 1집과 미니앨범 '1집 마무리'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고 있다.

9곡 중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건 타이틀 곡 '처음엔 사랑이란 게'다. 통기타 위주의 담백한 편곡으로 '처음엔 사랑이란 게 / 참 쉽게 영원할 거라 / 그렇게 믿었었는데 / 그렇게 믿었었는데'라고 노래한다. 봄의 낭만을 노래한 1집 노래들과 달리 가을의 쓸쓸한 서정을 담은 게 눈에 띈다. 작사와 작곡, 편곡은 모두 장범준이 도맡았다. 연주곡인 '가을밤'을 제외한 다른 7곡도 모두 장범준의 손에서 나왔다.

2집은 전체적으로 1집과 큰 차이가 없다. 앨범 커버도 1집의 뼈대를 유지한 채 가을 색채만 입혔다. 곡 구성과 색채, 가사 내용 등이 거의 유사해 이란성 쌍둥이처럼 보일 정도다.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 '첫사랑' 등을 히트시킨 1집처럼 이번 앨범에 담긴 노래들도 대부분 장범준의 개인적 경험을 원동력 삼아 '아직 아름다운 그런 나이'('아름다운 나이')의 '평범한 사랑 속 인연'('사랑은 타이밍')을 그린다. 장범준은 앨범 설명 글에 "'처음엔 사랑이란 게'는 첫사랑이 다른 사람과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만든 곡이고, '줄리엣'은 학교 앞 3층 건물 창문을 청소하고 있던 예쁜 단발머리 여자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라고 적었다.

장범준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투박한 연주와 노래가 소박하고 친근한 인상을 준다. 디지털 악기를 쓰지 않아 자연스럽고 간결하며 담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음원 사이트 이용자들은 대체로 2집이 1집의 대중적 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버스커 버스커의 장점이 잘 나타난 앨범이라고 평하고 있다. 곡들이 비슷비슷해 단조롭다는 지적도 많다. 대중음악 평론가 서정민갑씨는 "쉬운 선율에 친숙한 가사는 여전하지만 1집에 담겼던 싱싱함과 참신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앨범"이라고 말했다.

버스커 버스커는 방송이 아닌 콘서트로만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소속사 청춘뮤직의 이근섭 실장은 "밴드 멤버들이 콘서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연습에 여념이 없어 TV 출연 등의 홍보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커 버스커는 다음달 3일 부산 벡스코 공연을 시작으로 20일 대구 엑스코, 11월 1,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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