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이 내년 봄 이후로 미뤄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자문기관인 안전보장법적기반재구축간담회는 이달 논의를 시작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헌법해석 변경을 임시국회가 끝나는 12월 중순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중인 아베 총리도 "시기를 못박을 생각은 없다"며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임시국회가 폐회하면 차기 국회는 내년 봄 열리기 때문에 헌법해석은 최소 6개월 이후 변경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적극적인 고마츠 이치로 전 프랑스 대사를 내각법제국 장관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의욕을 보이던 헌법해석 변경의 속도를 조절한 것은 연립 여당 공명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공명당의 반발을 무시하고 헌법해석 변경을 강행했다가는 임시국회에 상정된 경쟁력강화법안,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 설치 법안, 특정비밀보호법안 등 주요 법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단적 자위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내달 초 공식 발표 예정인 소비세율 인상과 현재 검토중인 법인세율 인하 등 경제 현안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 내달로 예정된 미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관련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에는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헌법해석 변경을 재점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그가 이 문제를 최우선 현안으로 여기는 만큼 시기를 봐가며 재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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