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젊은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결혼이다. 여유 있는 부모를 뒀거나 좋은 직장에 높은 연봉을 받아야만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결혼은 말할 것도 없고, 설사 한다고 해도 아이를 낳는 것조차 고민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KBS 1TV가 26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KBS 파노라마'는 아시아방송연맹(ABU)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한·중·일 3개국에서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의 고민과 좌절을 6개월간 취재해 담았다.
요새 20~30대 젊은층은 결혼과 출산을 회피한다고들 한다. 안정적인 보금자리와 육아를 위한 수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탓이다. 무섭게 올라가는 집값, 부르는 게 값인 아이들의 교육비 등을 바라보면, 결혼은 그저 두렵고 무거운 짐일 뿐이다.
서울에 사는 승아씨는 남자친구와 딸 민영이를 낳고 집에서 쫓겨났다. 결혼을 허락해달라는 그녀와 예비사위 앞에서 모녀의 정을 끊겠다는 아버지의 말은 비수가 됐다. 딸의 뻔한 미래가 너무도 속상했던 아버지의 절규에 가까운 말이었다. 아기가 돌이 되기 전까지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승아씨와 분유 값 걱정하는 살림이 안타까운 아버지. 결혼식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다.
중국과 일본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시골에서 도시인 상하이로 왔지만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리궈팡씨와 갑부와의 결혼을 꿈꾸는 장리씨에게도 결혼은 너무 힘든 숙제다. 상하이의 27평 아파트 시세는 한화로 약 3억원이다. 월평균 80만원 정도를 받는 이들이 4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만 살 수 있다.
일본에서는 30대 초ㆍ중반 남성의 절반 가까이가 미혼이다. 20대 후반인 야마다씨도 곧 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예 결혼할 생각이 없다. 3국의 젊은이들은 연애도 결혼도 포기해야만 하는가.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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