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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만에 14승… 세 토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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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만에 14승… 세 토끼 잡았다

입력
2013.09.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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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만에 얻은 1승의 가치는 기대 이상이었다. '괴물'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포스트시즌 3선발로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동시에 온갖 징크스를 보란 듯이 깨며 대기록까지 눈앞에 뒀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벌어진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10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최고 시속 92마일(148㎞)의 직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26개), 커브(14개), 슬라이더(7개)를 고루 던져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성적은 29번의 선발 등판에서 14승7패 2.97의 평균자책점. 전날까지 3점 대(3.03)였던 평균자책점을 2점 대로 끌어내렸다.

포스트시즌 3선발 사실상 확정

완벽한 투구였다. 1-0으로 앞선 5회 7번 토니 아브레유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은 장면을 제외하면 흠 잡을 곳이 없었다. 류현진은 2-1로 앞선 8회 두 번째 투수 브라이언 윌슨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9회엔 마무리 켄리 젠슨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3경기 만에 승수를 보탰다.

이 같은 호투에 현지 언론은 나란히 류현진을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3번째 선발 투수'로 전망했다. ESPN은 "상황이 예상치 못하게 바뀐다거나, 다저스가 (또 다른 3선발 후보인) 리키 놀라스코를 선택하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류현진이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등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특히 "류현진은 중요한 상황에서도 결코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후반기 들어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57개의 삼진을 잡은 반면 타자를 걸어 내보낸 것은 11번뿐이었다"고 강심장과 예리한 제구력을 동시에 칭찬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팀인 다저스는 다음달 4일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아직 내셔널리그의 최종 순위가 결정되지 않아 맞대결 상대도 미정이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7일 열리는 3차전에 류현진이 등판할 공산이 크다. 다만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이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팀의 포스트시즌 선발 체제에 대해선 논의된 것이 없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징크스 모두 깨고 다저스 최고의 루키로

샌프란시스코는 그 동안 류현진이 고전한 상대였다. 앞선 경기까지 11타수 6안타를 맞은 '천적' 헌터 펜스를 비롯해 간결한 스윙으로 투수를 괴롭히는 타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펜스를 3타수 무안타로 묶는 등 상대 3~6번의 중심 타자들에게 1개의 안타(11타수 무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과감한 몸쪽 직구와 절묘한 볼배합으로 자신을 괴롭혀 온 징크스를 깼다. 아울러 1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 초반 주춤하는 모습도 기억에서 지웠다.

류현진의 14승은 팀 역대 신인 최다승 공동 2위에 해당한다. 다저스가 뉴욕 브루클린에서 로스앤젤레스(1958년)로 연고를 옮긴 이후 팀 신인 최다승은 릭 서트클리프가 1979년 세운 17승(10패)이다. 2002년에는 일본의 이시이 가즈히사가 14승(10패)을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서트클리프의 평균자책점은 3.46이였고, 이시이는 4.27이나 됐다. 류현진의 2점 대 평균자책점이 유독 빛나는 이유다.

여기에 류현진은 시즌 22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다저스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의 보유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1966년의 돈 서튼이 기록한 21차례. 무려 47년 만에 매 경기 흔들림 없이 꾸준한 괴물 신인이 탄생했다.

류현진은 정규리그 최종전인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시즌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각종 팀의 진기록과 함께 내셔널리그 신인 최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전체 7위에 올라 있는 괴물이 더 값진 기록을 쓸지 비상한 관심을 끄는 경기다. 만약 류현진이 이날 또 한번의 호투로 15승, 190이닝, 2점 대 평균자책점을 모두 달성한다면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로 연고를 옮긴 이후 첫 번째 나오는 대기록, 메이저리그 전체를 봐도 1984년 뉴욕 메츠의 드와이트 구든(17승 218이닝 평균자책점 2.60) 이후 29년 만에 나오는 진기록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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