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인 기초연금 도입안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액수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확정됐다. 현 노인세대는 절반 이상이 내년 7월부터 현재 기초노령연금(월 9만6,800원)보다 2배 많은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게 되지만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긴 청ㆍ장년세대 상당수는 연금액이 10만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세대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의 '기초연금 도입계획'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소득하위 70% 노인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최소 10만원,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는다. 이에 따라 내년 기초연금 수혜대상은 391만명이고, 이중 90% 정도인 353만명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기간이 11년 이하여서 20만원을 모두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노인 인구(613만명)의 58% 정도다.
이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비교해 대상과 연금액수가 축소된 안이다. 복지부는"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20만원씩 주는 것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계속됐던 지급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액수를 낮추는 방식을 택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장기간 부을 미래의 노인세대는 손해를 보게 됐다.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을 가입자 평균 소득의 60%에서 40%까지 점진적으로 낮추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07년 도입된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가 유지되면, 2028년부터 65세 노인 즉 현재 50세(1963년생) 이하 세대는 국민연금 가입과 무관하게 모두 20만원을 받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제도 변화로 2028년을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6년 이상이면 20만원을 못 받고 가입기간에 따라 깎인 금액(15년에서 1년 초과할 때마다 6,700원씩 감소)을 받는다. 가령 2028년 국민연금에 가입한 지 20년 된 노인은 월 16만6,500원을 받는 식이다.
2028년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18년(현재 10년)이 되기 때문에 현 청ㆍ장년층의 상당수가 10만원대 중반대의 기초연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장기 가입을 꺼려 저소득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노동계, 시민단체들은 "30~50대 등 미래세대의 연금을 실질적으로 삭감하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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