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전 감사원장이 사퇴한 지 한 달(26일)이 돼 가지만 감사원장 인선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로 인해 내년도 감사 방향 설정 등 굵직한 현안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감사원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가 사표설이 나도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인사 요인이 있는 부처에 감사원장까지 묶어 연말 개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까지 돌면서 감사원 내부에서는 원장 부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양건 전 원장의 사퇴 후 이른 시일 내 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임명이 되지 않아 근심스럽다"며 "직원들끼리 모이면 원장 공백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런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년도 감사방향 등 감사계획이나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통상 감사원은 11월말에서 12월말까지 원장 주도하에 연초 감사 계획을 세운다.
현재 감사원의 가장 큰 문제는 원장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성용락 수석감사위원의 임기다. 성 직무대행의 4년 임기는 올 12월15일로 끝나기 때문에 국회 청문회, 국정감사 등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달 초까지 원장 인선이 필요하다는 게 감사원의 생각이다. 양건 전 원장과 김인철 전 감사위원의 사퇴로 현재 감사위원은 5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성 대행까지 물러나면 감사위원은 4명밖에 남지 않아 감사원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헌법은 감사결과를 최종 심의ㆍ확정하는 감사위원을 5인 이상 11인 이하로 두도록 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감사 업무는 평소대로 진행해도 문제가 없지만, 연초 감사계획은 정부 국정모토, 국민 여론 등 여러 곳의 의견을 수렴해 원장이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연초 감사계획 수립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빨리 인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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