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4일 '국회 상주투쟁'에 돌입했다. 소속 의원들에게는 '국회를 떠나지 말고 상시 대기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고 지도부는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비치하는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국회에 머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127명의 행동반경을 국회의사당으로 제한하는 투쟁 형식과 관련해, 구시대적 '동원 훈련'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기국회 동안 국회를 사수하는 내용의 정기국회 행동지침을 확정했다. 고강도 원내투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을 국회에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지도부는 이날부터 국회에 상주키로 했으며 다음 주부터는 소속 의원 전원이 동참해야 한다.
이로써 민주당 의원들은 정기국회 동안 국회에 상주하면서 매일 열리는 상임위별 국감대비 회의와 주제별 공부모임, 원내차원의 심야 점검회의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도부는 지역구 활동 자제령에다 주말 대국민 홍보투쟁 지침까지 내렸다. 의원회관 층별로 조장을 선출해 이탈자를 방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24시간 운영본부장'을 맡은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운영본부 현판식과 함께 간이침대 입주식을 가졌다. 각 의원실로도 침낭과 담요 등 '철야 투쟁'에 사용할 물품들이 속속 도착했다.
지금까지 야당이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소속 의원 전체가 국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국회 사수 투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감사는 상임위별 협업체제가 강화돼야 자료도 공유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며 "1일1이슈를 선정해 집중홍보도 나설 것"이라고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보여주기식'투쟁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486출신 재선 의원은 "국감 때 국정원 개혁에 대한 지역민 설득 등도 중요한데 국회에만 발을 묶어두려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과거 운동권들의 합숙훈련이나 입시생들의 기숙학원을 연상케 하는 투쟁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수도권 다른 재선 의원은 "빈손으로 등원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보여주기 투쟁"이라고 지적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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