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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남아 있는 공채 제도… 외국기업들은 다 상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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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남아 있는 공채 제도… 외국기업들은 다 상시 채용

입력
2013.09.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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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 취업 준비생들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들의 정기공채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SK LG 등은 서류접수를 마감했고, 채용의 하이라이트 격인 삼성그룹은 27일까지 서류 접수가 진행 중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9~10월에 모조리 공채에 들어간다.

사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공채는 오랜 관행이다. 그룹 체제가 구축되면서부터 공채를 실시했는데, 일각에선 이 같은 대기업 공채방식이 취업전쟁을 더 부추기고 있으며 차제에 이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공채를 통해 많은 인력 가운데 직원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자꾸 개인의 역량을 계량화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구직자들 사이에 이미 상향평준화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채용방식은 충분한 변별력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해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공채보다는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필요한 인재를 뽑는 상시 채용, 수시 채용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인력 수급이 빠르기로 유명하다. 각 업무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을 인사 부서에 요청하면 곧바로 모집에 나선다. 이 때문에 채용공고는 한두 명부터 수백 명까지 그때그때 다르다. 이후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인사부가 인재를 선별해 적절한 부서에 배치해준다. 이 방식을 택하고 있는 한국GM 관계자는 “기존 그룹 공채 시스템보다 탄력적 인력 수급이 가능해 적재적소에 인력이 배치된다는 느낌이 든다”며 “수시로 직장을 옮기는 요즘 세대의 특성에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글은 아예 채용공고를 내지 않는다. 입사 지원자는 구글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력서 등을 남기면 되는데,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이력서를 낼 수 있도록 채용 홈페이지를 구성해 놨다. 인력을 필요로 하는 부서의 구성원들은 지원자의 이력서를 살펴보고 연락을 하는데, 대신 업무 관련자들이 일대일 인터뷰를 무려 4~6차례 진행한다. 일종의 심층면접인 셈이다. 구글 관계자는 “정해진 틀로 인재를 뽑기보다는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평가한다”며 “누군가의 지시 없이 본인 스스로 업무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예 비즈니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업들이 인재를 찾아 나서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링크드인은 사용자가 개인프로필을 공개하고, 인맥을 형성해 직장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링크드인이 제공하는 채용 솔루션 등을 적극 활용해 인재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춘 100대 기업의 75%가 링크드인을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외국 기업과 수평비교는 어려우며, 공채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공채방식은 시기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 채용에 들어가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구직자입장에서도 공채를 통해 합격할 경우 소속감, 자긍심, 애사심 등을 훨씬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면우 울산과기대 석좌교수 역시 “외국의 경우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끊임없이 각 대학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상시 채용 위주로 시스템을 바꾸려면 먼저 기업과 구직자 모두의 인식과 행태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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