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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요엘 레비 "지휘자의 귀가 정확하다면 단원의 신뢰는 저절로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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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요엘 레비 "지휘자의 귀가 정확하다면 단원의 신뢰는 저절로 따라와"

입력
2013.09.2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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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악단이나 세세한 장단점이 있겠지만 KBS교향악단은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잠재력이 있습니다. 함께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루마니아 태생의 이스라엘 지휘자 요엘 레비(63)의 각오다. 음악감독 지명자 자격으로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무대에 설 예정인 레비는 24일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특별연주회 등 총 네 차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레비는 8월 1년 간 공석이었던 이 악단의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지명됐다. 내년 1월부터 2년 간 정기연주회 12회를 포함한 연간 20회의 연주를 소화하며 음악감독으로서 프로그램 곡목 선정 등 공연 기획 전반에 대한 권한과 단원 기량 평가, 신규 단원 선발 등의 인사권을 갖는다.

요엘 레비는 1988년부터 애틀랜타 심포니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12년 간 활약하며 악단의 명성을 끌어올린 음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는 지휘자의 리더십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있다. 그는 "충분한 음악 지식을 바탕으로 단원들의 음악적, 인간적 신뢰를 얻는 게 지휘자로서 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음악을 듣는 귀, 나아갈 방향 제시가 확실하면 단원의 신뢰와 좋은 소리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인위적으로 단원들이 나를 두려워하게 하지 않아도 내가 정확하게 듣는 귀가 있음을 단원들이 깨닫게 하면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형성되죠."

해석에 일가견이 있는 말러를 비롯해 방대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레비는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베토벤의 삼중협주곡과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등을 지휘한다. 그는 "말러를 가장 좋아해 KBS교향악단과 매년 말러를 연주할 계획"이라며 "훌륭한 음악가는 모든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원들의 요청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을 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단법인 출범 시 전적(소속을 옮기는 것)을 거부하고 2년 간 파견 형식으로 근무하기로 한 단원이 70%에 이르는 등 여전히 운영 상의 난제를 안고 있는 KBS교향악단은 이번 상임지휘자 선임을 계기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우선 10월 트럼펫과 트롬본, 클라리넷 수석 각 1명 등 총 4명의 신입 단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레비는 연주회를 마친 28일 음악감독 자격으로 신규 단원 선발 2차 실기전형의 심사를 맡는다.

재단법인 출범 전 지휘자와 단원 간 갈등 촉발의 결정적 계기가 된 기존 단원 평가 문제는 아직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레비는 "기존 단원을 줄 세우기 식으로 오디션 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며 "리허설과 연주회가 매 순간 곧 오디션이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훌륭한 음악회를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생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박인건 KBS교향악단 사장은 "단원들의 신분 및 재정 문제의 구체적인 해법을 위해서는 KBS교향악단뿐 아니라 KBS 경영진의 결심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좋은 음악회가 이어지고 단원들의 상처가 치유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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