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승훈∙이하 북서울관)이 24일 노원구 중계동에 문을 열었다. 서울 도심과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인프라가 빈약한 동북부 지역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미술관을 표방한다.
서소문 본관, 관악구 남서울미술관, 경희궁미술관에 이어 네 번째 시립미술관이 된 북서울관은 지하 3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 7113㎡ 규모로 조성됐다. '주민과의 소통 및 지역 예술 활성화'라는 기치를 앞세우며 고층 아파트와 대형마트 한가운데 자리잡았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날 "본관은 세계적 미술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심으로, 남서울관은 공예∙디자인 전용 생활미술관으로, 북서울관은 시민과 호흡할 수 있는 커뮤니티 중심의 공공미술 콤플렉스로 각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북서울관은 주민들과 적극 소통하기 위해 공모전 개최, 교육 프로그램 마련, 지역 기반 예술가 발굴, 지역 문화 기관과의 긴밀한 연계를 기획하고 있다. 건물 내 사진 갤러리와 어린이 갤러리를 따로 만든 것도 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다. 김 관장은 "노원구에 있는 문화 기관만 20개 이상"이라며 "이들이 모세혈관이라면 북서울관이 여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맥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물의 입지와 건축 방식도 지역 친화에 중점을 뒀다. 서소문 본관을 디자인한 건축가 한종률씨가 설계했는데, 야트막한 언덕 형태의 건물을 디자인해 사람들이 뒷동산에 오르듯 미술관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건물은 2013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
북서울관은 포화 상태에 이른 본관의 수장고 역할도 맡는다. 미술관 측은 본관이 소장 중인 작품 3,663점 전부를 내년까지 700평 규모의 북서울관 수장고로 옮기고, 본관 수장고(400여평)에는 그 해 수집한 작품들만 소장하겠다고 밝혔다.
개관 전시에는 본관 소장품 중 140점이 나왔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시장'과 이종우 화백의 초상화 등 서울시립미술관이 수십 년간 모은 소장품 중 주요 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 지하 1층에 있는 영화관을 포함해 북서울관의 모든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은 무료 개방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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