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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먼지와 사투가 일상이 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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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먼지와 사투가 일상이 된 그들

입력
2013.09.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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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으로 숨죽여 발파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1m의 터널을 뚫기 위해 희뿌연 먼지와 천공을 뒤흔드는 굉음을 숙명처럼 여기는 사람들. EBS가 25, 26일 밤 10시 45분 내보내는 리얼 다큐멘터리 '극한 직업'은 백두대간을 동서로 잇는 강원 인제 터널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을 소개한다.

이곳의 험준한 고갯길에 먼지와 함께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진다. 발파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사람들이 대피한 것을 확인하고 나면 발파기의 버튼이 눌러진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강력한 진동이 이어진다. 마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듯 순간 긴장과 고요가 공존한다. 인제 터널은 국내 최장 길이이면서 세계에서 11번째로 긴 도로 터널이다. 이 터널에는 지름 11m 높이 300m에 이르는 두 개의 수직갱이 건설 중이다. 수직갱은 터널 내부의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환기 터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작업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다. 추락과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작업자나 장비조차 공중에 매달린 채 아슬아슬하게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주변 민가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직 발파는 더욱 까다롭다. 발파 후에는 굴착기를 장착한 작업대 차가 등장한다. 산산이 부서진 돌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그 작업만 족히 세 시간이 걸린다. 길고 긴 공정 끝에 밤이 찾아오지만 수직갱 공사 현장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다음날 발파를 위해 오늘 약해진 지반을 강화하는 보강 작업을 해놔야 하기 때문이다.

24시간 2교대로 밤낮이 따로 없는 생활을 이어가는 작업자들. 오지에서 이뤄지는 공사이기에 가족들과도 한동안 떨어져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험난하고 고된 일이지만 묵묵히 버틸 수 있는 건 오로지 가족 때문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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