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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체부 장관의 '스포츠 한류'관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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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체부 장관의 '스포츠 한류'관이 궁금하다

입력
2013.09.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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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단 하나밖에 없는 여자 프로테니스(WTA)투어 KDB코리아오픈이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WTA투어대회는 4대 메이저대회를 제외하고 가장 등급이 높다.

10주년을 맞은 코리아오픈은 한국을 대표하는 투어대회로 성장했다. 매년 추석 연휴기간 올림픽코트에서 열려 한가위 메인 스포츠 이벤트로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특히 이예라(NH농협은행), 장수정(삼성증권 후원)등 2명이 1,2회전을 통과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까지 국내 선수가 자력으로 이 대회 1회전을 넘어선 적이 없을 정도로 WTA 투어 진입장벽은 높았다. 실제 이번 대회 본선진출 커트라인이 세계랭킹 79위였다. 지난해부터 총상금도 50만달러(5억4,000만원)로 높였다. 톱랭커들이 대거 서울을 찾는 이유다.

흥행면에서도 알짜 성공을 거뒀다. 8강전부터 5,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결승전 당일 관중은 7,000여명에 달했다. 깔끔한 대회 진행도 돋보였다. 메인 코트 출입통제와 관련해 WTA측의 일부 항의는 조직위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감초 역할을 했다. 출전 선수들도 경기장 전반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식 챔피언에 오른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ㆍ랭킹4위)는 "훌륭한 코트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테니스인들은 오히려 내년부터 코리아오픈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KDB산업은행 측에서 더 이상의 후원에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대회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12억원의 지원금액이 올해 8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라며 "하마터면 대회 자체가 취소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는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이 정권 실세를 설득해 얻어낸 금액이라고 귀띔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은 '한류 전문가'로 이름이 높다. 유장관은 평소 한류가 국가 브랜드향상에 큰 기여를 한다며 한류확산에 강한 소신을 밝혀왔다. 하지만 그가 스포츠 한류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하다. 유장관의 이력을 살펴봐도 체육 행정쪽은 인연이 없는 듯하다.

많은 체육인들은 "한류의 원조는 가요나 드라마가 아니라 스포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한국이 거둔 성과는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이형택, 조윤정 이후 한국테니스에 이렇다 할 대형 스타가 부재하지만 명품대회 자체도 한류가 아닐까. 그나마 10년 허물을 벗고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는 투어대회가 후원사가 없어 사라진다면 국격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이미 90년대 중반 남자 프로테니스 (ATP)투어를 반납한 쓰라린 경험이 있지 않는가.

최형철 스포츠부 차장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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