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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패션사업 계속 지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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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패션사업 계속 지휘할 듯

입력
2013.09.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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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들의 사업영역을 재편하는 것은 삼성그룹의 오랜 숙제였다. 오랜 역사를 지닌 각 계열사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본업 외에 '미래 먹거리'사업을 각개약진 식으로 추가하다 보니, 그룹 전체로 보면 중복과 혼재가 발생했고 시너지와 거리가 먼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3일 패션영역을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하기로 결정한 제일모직도 그런 사례다. 애초 섬유직물사업으로 출발했지만 미래 성장동력 차원에서 첨단소재 쪽에 집중해 그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그러다 보니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패션과 전자소재가 동거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사업영역조정은 있었다. 삼성SDI가 LCD부문을 삼성전자로 넘겼고, 삼성전자가 LCD를 다시 분사(현 삼성디스플레이)했거나, 삼성테크윈이 카메라를 삼성전자로 이관하는 등 끊임없는 사업구조개편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이관으로 시작된 이번 사업영역조정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보다 큰 틀에서 진행될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사업이관을 통해 제일모직과 에버랜드를 각각 소재전문기업, 유통 및 소비재 서비스 전문 기업화하는 것처럼, 다른 계열사들도 B2B(기업관련 사업)과 B2C(개인 소비사업)으로 나눠 각각 한쪽으로 집중시키는 보다 광범위한 영역재편이 전개될 것이란 얘기다.

이 경우 다음 번 조정대상은 건설분야가 유력하다. 현재 삼성그룹에서 건설업에 손을 대고 있는 곳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 등 4개사. 그러다 보니 해외수주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경합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주택건설에 함께 뛰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건설을 한쪽으로 몰아줄 지, 아니면 계열사별로 건설세부영역을 특화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될 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영역조정이 따를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사업구조조정이 삼성가 3세들의 역할 조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이관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거취가 관심을 끈다. 이서현 부사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나온 패션전문가로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주요 브랜드 론칭과 해외기업 인수합병 등을 직접 진두 지휘해왔다.

때문에 삼성 주변에선 연말 인사 때 이 부사장이 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겨 패션사업을 계속 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사장은 현재 제일모직과 제일기획 부사장을 맡고 있어 그 동안 재계에선 '두 회사는 나중에 이 부사장이 승계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는데, 패션사업 이관을 통해 이 같은 가설도 깨질 공산이 커졌다.

현재 에버랜드는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경영담당사장을 맡고 있는 상황. 만약 이 부사장이 에버랜드로 이동한다면, 삼성그룹의 B2C분야는 두 자매가 이끄는 형태가 된다. 때문에 삼성 주변에선 "전자 중화학공업 금융 등은 장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맡고 소비재ㆍ서비스분야인 B2C쪽은 이부진ㆍ이서현 자매쪽으로 역할이 정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른 일각에선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를 두 자매가 이끌 경우 삼성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삼성 쪽에선 "지배구조나 지분구조와 경영은 별개 문제"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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