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0ㆍ30 재보선 공천을 앞두고 시끌시끌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기 화성갑 공천 신청을 하자 다른 공천 신청자들이"연고도 없는 서 전 대표의 공천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3일 서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공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홍 사무총장은 공천 후보자 면접이 있었던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서 전 대표 같은 전국적인 스코프(영향력)를 가지신 분이 화성에 와서 좀 키워줬으면 좋겠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또 "(서 전 대표의) 외갓집도 화성이라 전혀 연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직 대표나 이런 분들은 대개 비공개로 하기 때문에 당의 방침에 반대된 것도 아니고 다 적법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홍 사무총장의 말을 서 전 대표의 공천 신청 논란에 대한 당 사무총장 입장에서의 해명으로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적절치 못하고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무엇보다 그는 재보선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기 때문이다. 당장 당 안팎에서 "경기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하는 심판이 게임 시작 전부터 노골적으로 특정팀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자체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마디로 심판으로서의 균형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홍 사무총장의 중립성 훼손 행보가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홍 사무총장이 최근 공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최고위원과 공추위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도 서 전 대표 공천 얘기를 꺼내면서 당내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규모가 축소된 이번 재보선에 공추위원이 7명에서 9명으로 증원된 것도 "공추위 내부의 서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희석시키기 위한 조치 아니냐"며 홍 사무총장을 의심하는 말들이 돌았다.
홍 사무총장이 '재보선 공천게임'의 심판 역할에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서 전 대표가 원내에 재입성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당내 구심점이 될 것을 예상해 미리 줄서기에 나섰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