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2년 간 토종 투수의 힘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윤성환 배영수(이상 33) 장원삼(30) 등 '베테랑 삼총사'와 왼손 차우찬(26)이 제 몫을 다했다. 삼성이 보유한 토종 선발진은 다른 구단들에게 늘 시기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올해도 삼성의 토종 투수들은 강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부담감이 늘었지만 숱한 위기 상황에서 호투를 펼쳤다. 2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차우찬(10승6패)이 6.2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성공, 팀의 4-1 승리와 함께 6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고, 시즌 70승(2무47패) 고지에 오르며 2위 LG(71승49패)와의 승차를 0.5게임으로 벌렸다.
무엇보다 차우찬의 10승으로 삼성 토종 선발진은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는 진기록을 썼다. 다승 선두 배영수는 14승(4패), 'NO.1 제구력' 윤성환 11승(8패)이다. 시즌 초반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장원삼도 어느새 12승(9패)이나 챙겼다. 막내 차우찬은 롱릴리프와 선발을 오가며 각각 5승씩을 수확,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한 구단에서 토종 10승 투수가 4명이나 배출된 것은 14년 만이다. 1993년 삼성(김태한 14승, 박충식 14승, 김상엽 13승, 성준 12승), 1994년 LG(이상훈 18승, 김태원 16승, 정삼흠 15승, 인현배 10승), 1998년 현대(정민태 17승, 정명원 14승, 위재영 13승, 김수경 12승), 1999년 삼성(노장진 15승, 임창용 13승, 김상진 12승, 김진웅 11승)이 철벽 마운드를 자랑했다.
삼성은 지난 2년 동안 각각 2명(2011년 윤성환 차우찬, 2012년 배영수 장원삼)만이 10승 에 성공, 진기록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외국인 투수가 부진한 최악의 상황에서 토종 투수들이 힘을 뭉쳤다. 이날까지 거둔 70승 가운데 외국인 투수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이들 4명이 책임진 승수가 47승이다.
출범 32년째를 맞이한 프로야구에서 한 구단이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따낸 적은 없다. 막강한 선발진을 3년 연속 유지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의 토종 선발 투수들은 올해도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허황된 꿈만은 아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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