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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00달러로 인상을"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 시위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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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00달러로 인상을"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 시위 장기화

입력
2013.09.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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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들의 시위가 점점 격렬해지고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최대 20만명의 의류노동자들이 23일(현지시간) 사흘째 수도 다카 인근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들의 월 최저임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 이 때문에 이들은 월 최저임금을 현재의 3,000타카(38달러), 우리 돈 4만1,000원에서 8,000타카(103달러)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월마트 등 서방 소매업체 브랜드를 생산하는 의류공장 300곳 가량이 이날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들은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자주 시위를 벌여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다카 인근 패션 의류공장에서 불이 나 100명 이상이 숨진 데 이어 올 4월엔 9층짜리 의류공장인 '라나 플라자'가 붕괴되면서 안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1,100여명이 사망한 이후 시위 강도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라나 플라자는 세계 의류공장 건물 붕괴사고 가운데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날 시위에선 노동자들이 다카와 서북부 지역을 잇는 도로를 점거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동원해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충돌해 수십명이 부상했다. 이에 분노한 일부 노동자는 최소 2곳의 공장에 불까지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측은 월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청 공장에서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까지 겹치면서 안전 리스크를 우려한 서구 원청업체들이 하청 계약을 끊고 방글라데시에서 속속 탈출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서방 업체들이 방글라데시를 떠나는 건 하청 의류업체의 안전 문제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방글라데시에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시위와 파업이 잇따르는 것도 한 이유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선 지난 2006년과 2010년에도 의류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시위가 벌어져 각각 수십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공장 수백 곳이 약탈당하기도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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