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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용팔이 사건' 주인공 김용남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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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용팔이 사건' 주인공 김용남 검거

입력
2013.09.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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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9월 24일 통일민주당 지구당창당 방해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지명 수배를 받아온 폭력조직 전주파 두목 김용남이 사건발생 1년 5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김용남이라는 본명보다는 '용팔이'라는 별명으로 세간에 더 알려진 그는 전국의 야산과 안마시술소를 떠돌며 도피생활을 해오다 이날 동수원 호텔에서 잠복 중이던 서울시경 형사대에 의해 검거된 것이다. 추석을 하루 앞둔 날이었고 거리는 온통 막바지에 이른 서울올림픽열기로 후끈 달아있을 때였다.

용팔이 사건은 87년 4월 김대중, 김영삼씨를 중심으로 한 야권 정치인들이 전두환 군사정권에 협조하려는 신한민주당에서 탈당해 통일민주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용팔이 김용남씨가 각목과 쇠파이프로 무장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창당대회를 무산시키려 한 초유의 사건을 말한다.

87년 벽두는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여파로 민심이 출렁이고 있었다.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시민과 학생들은 대통령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고 전두환 정권은 이에 맞서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며 일체의 개헌 논의를 중단시켰다. 민주화 요구가 봇물을 이룸에도 당시 야당이던 신한민주당의 이민우총재와 이철승의원 등 지도부가 여당의 내각제 개헌에 동조하자 김영삼, 김대중을 비롯한 소속의원들은 집단 탈당해 '통일민주당'이라는 신당을 창당하기에 이른다.

가만히 두고 볼 정부 여당이 아니었다. 4월 20일부터 시작된 지구당 창당행사에 낯 모를 괴한들이 들이닥쳐 행사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인천과 이천, 구미 등에서 열린 창당대회는 폭력배들의 몽둥이와 날아든 돌무더기로 난장판으로 변했고 행사장에서 내몰린 당원들은 노상에서 약식 대회를 치러야 했다. 창당방해사건의 압권은 24일 김수한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서울 관악지구당에서 벌어졌다. 이른 아침 쇠파이프와 각목을 든 괴한 70여명이 무력으로 당사를 접수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이 당원이라고 주장하자 팔짱을 낀 채 수수방관했다. 행사 시간에 맞춰 지구당에 나타난 김 의원이 호통을 치자 이들은 의원들에게 돌진했고 남부순환도로 6차선을 누비며 백주대로의 활극을 이어갔다.

사건 후 언론의 집중 조명이 시작되고 폭력행위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높아지자 미적거리던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주범으로 지목된 폭력조직 전주파 두목 김용남과 이를 사주한 신민당 간부들이 지명 수배됐다.

전두환 정권이 노태우로 이양된 이듬해 9월 24일, 마침내 도피 생활을 하던 김용남이 검거되면서 종결된듯한 사건의 진상은 93년 재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로 재개된 수사에서 검찰은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장세동 부장을 구속하고 그가 신민당 이택돈, 이택희 의원에게 거금 5억원을 주며 사건을 지시한 사실을 밝혀내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2년6개월의 형을 받은 용팔이 김용남은 현재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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