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올해도 우수해수욕장을 선정하면서 늑장 발표를 했다. 전국 해수욕장이 모두 문을 닫고, 휴가철도 끝난 마당에 가장 쾌적하고 안전한 해수욕장을 알려주니 쓸데없는 정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해수부는 2013년도 우수해수욕장으로 경남 남해군 상주 은모래, 전남 완도군 신지 명사십리, 충남 서천군 춘장대 해수욕장을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은모래는 해파리방지막 등 안전관리, 명사십리는 경관관리, 춘장대는 적극적인 예방조치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발표시기다. 이왕이면 전국 358개 해수욕장 중 검증 받은 곳에서 휴가를 즐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텐데,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전국 해수욕장은 지난달 말 일제히 폐장했다. 올해 가장 우수한 해수욕장을 올해 이용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셈이다.
해수부의 늑장 발표는 2004년 우수해수욕장 선정 도입 때부터 불거졌다. 당시엔 11월에 발표를 했는데, "뜬금없다"는 지적이 일자 이후 10월로, 2011년부터는 9월 중하순으로 발표시기를 당겼다. 올해는 추석이 끼어 공식발표까지 열흘을 미뤄야 했다.
평가기준을 살펴보면 해수부의 입장도 이해할 만하다. 운영, 환경, 안전, 경관관리 등 4개 분야에 대한 각 시ㆍ도의 자체평가와 서류심사, 현장평가, 전문평가단회의에 이어 해수부 내부 결제과정까지 거치니 부지하세월일수밖에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특히 안전 평가는 개장시기에 진행해야 하는 탓에 사전평가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정보는 활용할 수 있어야 가치가 있는 법. 해수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해수욕장 개장 전에 우수해수욕장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수욕장법 제정 등 관련 제도 정비 및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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