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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한국일보 8월 16일자 5면 '머리는 짧게… 치마는 길게… 오직 공부, 순종하는 법만 가르쳐'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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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한국일보 8월 16일자 5면 '머리는 짧게… 치마는 길게… 오직 공부, 순종하는 법만 가르쳐' 기사를 읽고

입력
2013.09.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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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할 때, 학교의 규정을 안내 받는다. 일정 머리길이, 치마길이, 바지 폭 및 장신구 착용이 선생님들의 감시 하에 준수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을 시에는 소위 말하는 문제아로 낙인 찍혀 생활기록부에 벌점 항목으로 기재되기 때문에 대학 진학에 있어서도 불이익이 따른다. 따라서 다수가 규칙을 준수하고, 학교는 똑같은 교복에 비슷한 두발을 한 아이들로 가득하다. 또한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수련회에서는 단체생활이란 명목 하에 모두에게 똑같은 신체 능력과 정신력을 요구하곤 한다. 물론 학생들의 인권신장이 진행되며 일부 학교에서 각자의 개성과 의견을 존중하고 있지만 많은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말하기엔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만약 이 같은 규제들이 학생들의 능력 개발과 인격 함양 등에 도움을 준다면 지속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묵인하기 힘들만큼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점 중에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것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순종하는 학생들을 낳는다는 것이다. 요즘 사회는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근거를 제시하고 서술할 수 있는 능력과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인재를 요구하나, 학교에서 우리의 의견을 말하고 조율할 기회는 많지 않고 대부분 정해진 규칙과 지시에 순종하고 따른다. 만약 그런 능력이 중요하다면 학생들의 의사표현 기회를 늘려 적극적이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인재를 양성함이 옳다. 또한 지난 7월 공주사대부고 학생들 5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정확한 정황들을 밝히며 교관들의 지시가 위험하고 무모함을 인지했으나 이행함으로써 벌어진 참사라고 전했다. 만약 학생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명하는 방법을 가르쳤다면 아까운 인재들이 목숨을 잃었을까.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이는 학교 폭력의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획일화 현상은 점점 변질되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그에 따라 자신과 비슷한 아이들과 함께 자신과 다른 아이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현상이 발생했고 그 것이 심화되어 집단 폭행과 자살로 이어졌다. 이와 같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학생들을 배척하고 차별하고 따돌리고 괴롭히는 것이 지금 학교에서는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만약 학교에서 '닮음'만 고집하지 않고 '다름'을 가르치고 인식하게 했다면 학교폭력이 이렇게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 뿐 아니라 학생 획일화는 학생들의 재능을 낭비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도 국영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찾기 이전에 주요과목에 집중하지만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자신의 재능, 소질을 이해하고 계발하는 것이 훨씬 성공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하기 이전에 학업에 뛰어들기에 평균적으로 직업 만족도가 낮다고 한다. 학교에서 직업적성검사, 다중지능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학생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볼 때, 학생 획일화는 학생들의 재능 낭비뿐만 아니라 자아 성찰 능력도 저하시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전은 '교육'을 '지식이나 기술 따위를 가르치고 인격을 길러줌'이라고 정의한다. 이와 같이 교육이란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보다 편하게 자신들이 맡은 소임과 책임을 다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나가게 해주는 하나의 디딤돌이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 교육은 진정 이런 목적을 추구하고, 그 의무의 이행을 위해 최고의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순종할 것을 요구하고 학교폭력의 배경을 제공하며 자신들의 적성 탐색이 아닌 주요과목 몇 점에 목숨을 걸게 하는 학생 획일화가 정말 최선의 교육 시스템일까. 이제는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개성을 존중 받으며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비로소 학생들은 사회를 향한 든든한 발 구름판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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