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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투혼 김현우, 한 체급 올려 또 금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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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투혼 김현우, 한 체급 올려 또 금봤다

입력
2013.09.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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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한국 레슬링의 구세주가 나타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8년간 끊긴 금맥을 김현우(25·삼성생명)가 다시 이었다.

김현우는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오른 눈에 피멍이 든 상태에서도 금메달을 향한 눈부신 투혼으로 정상에 올라 국민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안겼다. '투혼의 레슬러'가 올해 또 한번 일을 냈다. 이번엔 14년 묶은 한국 레슬링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김현우는 23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74㎏급 결승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를 2-1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로써 2012 런던올림픽에서 66㎏급 금메달을 따고 올해 한 체급을 올려 곧바로 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김현우는 이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선다면 박장순, 심권호에 이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 레슬링은 터키 앙카라와 그리스 아테네에서 나뉘어 열린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인섭(그레코로만형 58㎏급), 손상필(그레코로만형 69㎏급), 김우용(자유형 54㎏급)이 우승한 이후 14년 동안 '노 골드' 수모를 겪었다.

체급을 올리는 것은 종전 상대들보다 체격이나 힘 등 모든 면에서 수준이 높아 모험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안한봉 대표팀 감독은 "같은 체급에서 김현우의 파워를 따라올 자가 없고, 한 체급 위인 74㎏급 선수들도 이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평소 체중이 76∼77㎏ 정도인 김현우는 대회마다 10㎏가량 줄여야 하는 체중 조절의 어려움도 결코 무시할 수 없어 체급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2001년 유도에서 레슬링으로 전향한 김현우는 큰 기술을 주무기로 삼는 '파워 레슬링'을 구사한다. 유도를 했던 터라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메치기와 업어치기 등에 능하다. 김현우는 "어떤 선수라도 들어서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현우의 당찬 도전 앞에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2012년 런던올림픽 74㎏급 정상에 오른 블라소프도 무릎을 꿇었다. 김현우는 지난해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금메달을 확정한 뒤 매트 한 가운데에다 태극기를 펼치고 큰절 세리머니를 했다.

한편 같은 날 66㎏급에 출전한 류한수(25ㆍ상무)도 결승에서 이슬람베카 알비예프(러시아)를 5-3으로 따돌리고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류한수는 올해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 무대를 밟은 대표팀의 새 얼굴이다.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 있던 레슬링은 지난해 김현우의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 2개와 은메달(55㎏급 최규진), 동메달(60㎏급 우승재) 각각 1개씩을 수확하며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표팀은 24일 오전 10시5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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