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 스텐손(37ㆍ스웨덴)은 2009년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 CA 챔피언십에서 골프 실력보다 '속옷쇼'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공이 진흙밭으로 날아가자 진흙이 튈 것을 염려해 팬티만 입고 샷을 날려 전 세계 방송과 신문을 도배했다.
세계 골프팬들에게 '팬티쇼'로 이름 석자를 알린 스텐손이 '1,000만 달러 사나이'라는 훈장을 달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페덱스컵 보너스 1,000만 달러(약 108억원)까지 가져갔다.
스텐손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장(파70ㆍ7,154야드)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스텐손은 조던 스피스,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스텐손은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07년부터 시작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한 첫 번째 유럽선수로 기록됐다.
플레이오프 2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이어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 스텐손은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스텐손은 대회 우승 상금 144만 달러(약 15억8,000만원) 외에도 페덱스컵 우승자에게 주는 보너스 상금 1,000만 달러를 받았다.
스텐손은 한 때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고 2009년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도 제패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각종 악재가 겹치며 내리막을 걸었다. 후원사와 법정 소송을 벌이며 경기에 전념하기 어려웠고 허약해진 몸에는 바이러스성 폐렴, 수인성 기생충 감염 등의 병이 끊이지 않았다. 불과 19개월 전 스텐손의 세계 랭킹은 230위까지 밀려났고, 그가 다시 재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그는 지난해 말 유럽투어 남아공 오픈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올해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4개 대회 가운데 2개 대회를 휩쓸며 2013시즌 PGA 투어 챔피언에 등극했다. 스텐손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 내 선수 생활의 전성기"라고 말했다.
우즈는 최종 합계 이븐파 280타 공동 22위에 그쳐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2위로 밀렸다.
보너스 1,000만 달러를 눈 앞에서 놓친 우즈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주는 2013 올해의 선수상 수상으로 위안을 삼았다. 통산 11번째 수상이다. 올해 5승을 수확한 우즈는 상금왕과 평균 타수상(바든 트로피)도 차지했다.
우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5승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투어 챔피언십으로 2013시즌을 끝낸 PGA 투어는 올해부터 대회 일정을 변경, 10월10일 프라이스닷컴 오픈으로 2013~14시즌을 시작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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