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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Miscommunication Gaffes (소통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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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Miscommunication Gaffes (소통 오류)

입력
2013.09.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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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K9 모델의 미국 판매명을 K900으로 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K9을 영어로 발음하면 '케이 나인'이 되어 영어의 개(canine)과 동물을 연상시키고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왕지사 이 지면을 통해 몇 차례 지적한 것처럼 스펠링을 KIA로 적으면 Killed In Action의 약어가 되어 '전쟁 중 사망함'의 뜻이 되기 때문에 차라리 Ford자동차처럼 첫 글자만 대문화자화해 기아는 Kia로 표기하는 게 이러한 조롱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에 따라 브랜드 표기법도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문화와 출신지가 달라 생기는 소통의 문제는 지구촌이 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It's not what you say but how you say it'라는 문구가 나돈다. 내용 못지 않게 말하는 요령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미국의 직장은 물론이고 병원에서는 이민자들과의 소통 문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한다. 조금만 빨리 말해도 조금만 어려운 말을 사용해도 "What?!"이라고 되묻는다. 의사 소통의 55~70%가 body language로 가능하다는 연구 자료도 있지만 쉬운 게 아니다. 왜냐하면 출신지가 다르면 제스처조차 문화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라는 영어 speaking의 조언이 있지만 외국인 이민자들과 눈을 마주치면 엉뚱한 상상과 알 수 없는 혼동만 가중된다. 나지막이 말하면 잘 들리지 않는다고 불평이고 크게 말하면 화났느냐고 되묻는다고 한다. 음료수를 놓고도 soda라고 배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pop으로 말해야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화장실에서 때수건처럼 비누에 묻혀 쓰는 'washcloth'를 두고 face towel라고 말하거나 hand towel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이 혼동할 것이다.

게다가 한국과 미국처럼 직설적으로 말하는 문화(low-context culture)도 있고 일본이나 아랍처럼 에둘러 완곡하게 말하는 문화(high context culture)도 있다. 이건 언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법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가서며 이해해야 하는 문제다. 영어 활성화를 위해 어린 학생들이 영어 이름을 자기 마음대로 짓는 일도 흔한데 어느 학생은 Tony, Mary, Sandy로 짓기도 하지만 어느 학생은 자신의 영어 이름을 Hickey, Snotty라고 지어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다. Hickey는 love bite의 뜻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변태 연애자라는 오명을 듣기 쉽고 Snotty는 잘난 체 하여 재수 없다는 의미가 있는 말이 아니던가. 기왕에 배울 때에 그 사용법과 용례를 함께 살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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