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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외교관, 미국의회서 센카쿠 전담 로비 '약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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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외교관, 미국의회서 센카쿠 전담 로비 '약발'

입력
2013.09.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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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문제를 로비하기 위해 별도의 외교관을 미국에 파견해 운용한 사실이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최근호에서 밝혀졌다. FP는 9ㆍ10월호에 실린 '섬 로비스트'란 기사에서 일본 외교관 치바 아키라를 소개하고 "그가 미국 의회를 상대로 8개의 작은 무인 암초로 이뤄진 센카쿠 열도가 왜 일본 소유인지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FP는 치바 외교관의 업무를 '이상한 일'이라고 했으나 자세한 업무 내용까지 소개하지는 않았다. 워싱턴의 한 외교 전문가는 "외교관이 하나의 현안을 전담해 로비하는 건 특이한 일"이라며 "세련돼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하지만 일본의 '섬 로비'는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도쿄에서 "센카쿠가 일본 영토라는 게 미국 의회와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제3국의 영토 갈등에서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는 미국 입장과 다른 수위 높은 발언이었다. 중국은 섬 로비스트 기사에 대응하지 않고 있으나 이 기사에 당사자인 일본이 중국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사가 나간 이후 치바 외교관은 이란 주재 일본 대사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FP가 기사에서 센카쿠 이외의 섬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이 같은 외교 스타일로 볼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명) 로비스트'도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일본은 독도를 자신의 섬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센카쿠와 달리 실효적 지배도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소식통은 "파악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FP에 따르면 치바 외교관은 센카쿠를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는 빵'에 비유하며 일본 소유라고 했다. 그는 "만찬에서 누구도 나의 빵 조각에 뭐라 말하지 않다가 거기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다고 하자 이웃이 '그 빵은 내가 먼저 봤으니 내 것'이라고 한다면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빵은 먼저 잡는 사람 소유"라며 "일본이 1895년에 그리 했을 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용히 있던 중국이 센카쿠 주변에서 원유가 발견되자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논리다.

섬 로비스트가 미국 의원에게 접근할 때 사용하는 방법도 공개됐다. 치바 외교관은 "유대인 출신 의원을 만나면 '(센카쿠의) 원유가 일본 것인데 (중국과의 분쟁 때문에) 일본은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사실상) 중국이 일본에게 아랍국가를 지지하도록 강요, 반이스라엘을 유도한다'고 그 의원이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로비를 위한 소지품으로 센카쿠를 일본 소속인 오키나와의 부속도서로 기록한 중국 인민일보 1953년 1월8일자, 1969년판 중국중앙지도국 판 세계지도를 공개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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