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을 전하는 여야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경기침체와 어려운 살림살이에 대한 하소연을 최대 화두로 꼽았다. 이런 목소리는 소모적 대치정국을 이어가는 정치권 비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경색 정국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선 지지층 목소리만 전하며 추석민심 또한 ‘편가르기’식으로 해석했다.
22일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수도권과 충청지역의 여야 의원 20명이 전한 바닥민심은 민생고에 대한 지적과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가 주를 이뤘다. 새누리당 이우현(경기 용인갑) 의원은 “재래시장 사람들을 만났는데 경제문제 외 다른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했고, 같은 당 김영우(경기 포천연천) 의원도 “정치권이 민생과 국민 삶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오영식(서울 강북갑) 의원도 “전셋값이 안 잡히고 취업도 어려운데 정치권이 역할을 못한다는 질책이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생고의 책임에 대해서는 방향이 엇갈렸다. 민주당 유은혜(경기 일산동구) 의원은 “박근혜정부 6개월이 지났지만 경제가 달라질 기미가 안보이니 기대심리도 떨어지고 있다”고 했고 이상민(대전유성) 의원은 “새 정부 출범 후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계부채와 전세난으로 실망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데 시민단체도 아니고 천막 치고 농성하는 야당의원들에게 세비도 주지 말아야 한다더라”고 민주당에 각을 세웠다.
특히 3자 회담 결렬을 비롯한 정국 대치 상황과 관련해서는 평가가 정반대로 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경색 정국의 책임을 대통령에 돌리는 민심을 전했다. 정호준(서울 중구) 의원은 “대통령의 불통과 오만에서 비롯됐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했다”고 했고, 윤관석(인천남동을) 의원은 “추석 전에 만나자 해놓고 동문서답, 다음날 야당 탓하는 야박한 대통령이라더라”고 성토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대표가 사과부터 하라고 대통령을 몰아치면 회담이 되겠느냐는 주장이 많았다”면서 민주당을 질책하는 민심을 전했다.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장외투쟁은 과거부터 뜻대로 안될 때 하는 것인데 지금 야당은 명분이 없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신동우(서울 강동갑) 의원은 “6대4 정도로 야당이 장외로 나간 이유를 모르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불통 문제는 일부 여당 의원들도 거론했다. 새누리당 정병국(경기여주양평가평) 의원은 “야당이 딴죽을 심하게 건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대통령과 여당도 3자 회담 하나 제대로 못 끌어가느냐는 성토도 있었다”고 말했다.
채동욱 검찰총장 파문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렸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고위공직자 도덕성 문제란 시각이 압도적”“머리카락이라도 잘라다 유전자 검사를 시켜야 한다” 등 주로 진실규명이 우선이라는 민심을 전했다. 반면 민주당은 “혼외아들이냐 아니냐는 호기심이 많았지만 청와대 각본대로 총장을 갈아치우려 한다”는 등 정치공작에 무게를 두는 민심을 전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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