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제거 의지가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러시아 정부가 지금껏 고수해온 시리아 정부 지지 입장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시리아 사태 발생 후 반군을 지원해온 서방과 달리 줄곧 시리아 정부를 지지해온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에 직접적인 경고를 한 것은 처음이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크렘린 행정실장은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제10차 세계정세회의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속임수를 쓴다는 확신이 들면 입장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실장은 "시리아의 화학 무기고 위치가 일주일 안에 파악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바노프 실장의 발언은 시리아 정부가 이날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신고한 상황에서 나왔다. 화학무기 보유현황 신고는 14일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를 위한 기본틀' 합의 이후 시리아 정부가 이행한 첫 조치다.
합의안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관련 현장 조사가 끝나는 11월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에 영토 내 모든 화학무기와 장비를 해체해야 한다.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파악하는 데는 2,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바노프 실장은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서는 "오로지 외교적으로(움직일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는 특히 시리아 정부와 반군 모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시리아군이 전국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도 지적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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