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형 쇼핑몰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해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175명이 부상했다. 테러를 자행한 괴한들이 민간인 수십명을 인질 삼아 군경과 대치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복면을 쓴 채 AK-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괴한 10여명이 21일(현지시간) 낮 12시쯤 나이로비 웨스트랜드 지역에 있는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난입, 민간인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졌다. 주말 인파로 붐비던 쇼핑몰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이벤트 등 행사가 열리고 있었으며 방문객들은 쇼핑을 하거나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괴한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무슬림은 살려주겠다며 밖으로 나가라고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케냐 정부는 이날 테러로 59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희생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캐나다 외교관 등 외국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 강문희(38)씨도 영국인 남편과 함께 쇼핑몰을 찾았다가 중상을 입고 치료 도중 사망했으며 남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몰에 있던 한인 대학생 1명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와 관련, 한국 정부는 외교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무고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엔과 미국 등 각국도 테러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테러 발생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면서 "케냐가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병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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