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현대ㆍ기아차의 수익성이 글로벌 10대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엔고 영향에다 노조파업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603억3,200만달러의 매출에 영업이익 53억5,800만달러를 올렸다. 영업이익률 8.9%로, 1,000만원짜리 자동차를 팔았을 때 89만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얘기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5%에 달했으며 이는 세계 완성차 업체 중 BMW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이익률이었다. 하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영업이익률이 1년 새 1.6%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이에 비해 일본 도요타는 상반기 매출 1,219억7,300만달러로 GM(759만5,900만달러)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최대 자동차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판매액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작년 5.3%에서 올해는 9.6%로 무려 4.3%포인트나 수직 상승했다. 6위권이었던 영업이익률 순위도 현대ㆍ기아차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알토란 같은 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현대ㆍ기아차와 도요타의 수익성을 갈라놓은 건 환율. 도요타는 엔저효과를 발판 삼아 대대적 공격경영에 나서 성공을 거둔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엔저ㆍ원고의 이중고를 겪는 바람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고질적인 노사관계도 발목을 잡았다. 노조의 주말특근거부로 생산차질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판매전선에 이상이 생겼으며, 여기에 1분기 발생한 리콜 충당금까지 쌓아야 하는 바람에 수익구조가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업체인 닛산 역시 영업이익률도 1.1% 포인트 높아져 5.5%를 기록했다.
유럽경기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독일계 완성차업체들도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률 5.9%로 작년보다 1%포인트 악화했고, BMW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1.1%)은 유지했지만 작년보다는 0.6%포인트 떨어졌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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