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하원 공화당은 자살 특공대… 연방정부 폐쇄 볼모로 인질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하원 공화당은 자살 특공대… 연방정부 폐쇄 볼모로 인질극"

입력
2013.09.22 12:03
0 0

미국이 연방정부 폐쇄,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이라는 위기를 향해 또다시 달려가고 있다. 연방정부 폐쇄 시한은 새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까지 8일이 남았다. 국가부채가 16조7,000억달러에 도달하는 10월 중순에는 디폴트에 빠질 수도 있다. 위기가 시시각각 다가오지만 백악관, 민주당, 공화당은 타협 가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예산안 처리 문제로 정부 폐쇄 위기가 불거진 것은 2010년 이후에만 네번째다. 정부가 폐쇄되면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제외한 연금, 사회보장 예산 집행이 중단되고 공무원 수십만명이 일시 휴직해야 한다. 2011년처럼 국가부채 상한 증액 협상이 불발되면 국가신용등급 강등 문제로 번져 세계경제가 미국 발 악재에 다시 휘말릴 수 있다.

이번 위기는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치적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 케어) 예산을 배제한 2014 회계연도(10월1일~내년 9월30일) 잠정 예산안을 가결하면서 발화했다. 잠정 예산안은 12월 15일까지는 올해 수준에서 예산을 집행하도록 규정했는데, 공화당은 그때까지 '정부폐쇄 카드'로 오바마를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

공화당의 움직임은 보수 유권자운동 티파티의 주장인 오바마 케어의 무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조차 "오바마 케어를 폐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여론조사에서도 하원의 결정에 71%가 반대했고 찬성은 23%에 불과했다. USA투데이는 "하원 공화당이 대법원, 의회, 대통령 선거 등의 수단으로도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지 못하자 미국 경제와 정부를 잡고 인질극을 벌이는 것"이라고 사설에서 비판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찰스 블로우는 정부 폐쇄를 담보로 협상하려는 하원 공화당을 일제시대 자살특공대에 비유해 '카미가제 의회'라고 했다.

물론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이나 백악관은 하원의 잠정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거나 대통령 서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바마는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전화해 "국가부채 상한 증액은 의회의 헌법적 의무"라며 "부채 협상은 없다"고 강경 입장을 통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워싱턴 정치를 '가드레일 없는 길을 운전자 없이 달리는 자동차'에 빗댄 뒤 "자동차가 어디로 가든 공화당, 민주당, 백악관의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라며 "워싱턴이 대재앙과 파국 사이에서 비틀거리는 게 일상사가 됐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