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회담 결렬 이후 정국 대치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여야는 때 아닌 민주주의 논쟁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을 고리로'민주주의 위기론'에 불을 지피자, 새누리당이 민생 국회를 외면하는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며 '민주주의 과잉론'으로 맞받아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7일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온갖 할 말을 다하고 일방적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하니 정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민주주의 위기 운운하며 국회를 버리고 장외로 가겠다는 민주당을 보며 오히려 민주주의 과잉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3자 회담 결렬을 선언한 뒤 "민주주의의 밤이 더욱 길어질 것 같다"며 민주주의 위기론을 들어 천막 당사로 돌아간 데 대한 반박이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각종 선거제도, 법치, 언론 자유 어느 것 하나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져 있다고 여길만한 게 없는 상황인데 (민주주의 위기론에) 과연 어느 국민이 동의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대표의 이날 발언은 "민주주의 위기보다 민생과 국회의 위기"를 앞세워 민주당의 장외투쟁 명분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다.
민주당은 "독재 시대나 있을 법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발끈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양건 감사원장,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압력설 등을 반법치주의 사례로 규정하며 "최 원내대표는 구미에 맞게 민주주의를 통제하는 게 적당하다는 뜻이냐"고 쏘아붙였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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