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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시장 최강자 SM그룹, 대한해운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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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시장 최강자 SM그룹, 대한해운도 삼켰다

입력
2013.09.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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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SM그룹의 '식욕'이 거침없다. 최근 5년 사이 이들이 인수한 업체는 무려 10여곳, 업종도 건설 화학 전지 등 전방위적이다. 이번엔 국내 4위 해운업체인 대한해운까지 삼켰다.

17일 해운업계 따르면 SM그룹은 법정관리 중인 대한해운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7일 SM그룹이 참여한 TK케미칼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실사 등 과정을 거쳐 최종 인수에 도장을 찍었다. 인수대금은 2,150억원이다.

이번 인수에 대해 재계에선 대한해운보다 SM그룹을 더 주목하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지방 출신 중견기업이지만, 최근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들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SM그룹의 출발은 주택건설과 부동산 매매업. 창업주인 우오현(사진) 회장이 지난 1988년 광주시에 설립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빌라 및 아파트사업을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선 '삼라마이다스'란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워 수도권까지 진출했다.

SM그룹이 M&A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04년이다. 당시 중견 건설사인 진덕산업을 매입한 뒤 2008년에는 남선알미늄과 경남모직, TK케미칼, 그리고 건전지 회사로 유명한 벡셀 등 제조업체를 차례로 사들였다. 이어 2010년엔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 C&우방과 신창건설까지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잇따른 M&A로 몸집도 크게 불었다. 2006년 3,206억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계열사도 20여개로 늘었다. 작년에는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에게 아파트를 기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M&A 시도는 더 많았고, 실패도 꽤 있었다. 2010년에 중견건설사인 신일건설과 신성건설 인수가 무산됐고, 이듬해엔 고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경영했던 성지건설 인수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법원이 매각일정을 미루면서 좌절됐다. 지난해에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동부그룹에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선 공격적 행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드러내고 있다. STX그룹이나 웅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거침없는 M&A를 통해 짧은 기간에 몸집을 불려온 상당수 기업들이 결국은 '승자의 저주' 부메랑을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SM그룹의 경우 전혀 경험이 없는 분야, 계열사간 연관효과가 별로 없는 분야에 계속 진출하기 때문에 후유증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SM 측은 "인수 후에 내실을 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2008년 인수한 TK케미칼(옛 동국무역)의 경우, 당시 화섬업 인기가 한풀 꺾인 상황이었지만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상장사인 남선알미늄 역시 인수 2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는 것이다.

M&A자체가 다른 업체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한 M&A전문가는 "외부차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섰던 다른 기업들과 달리 SM그룹은 기본적으로 저가매물을 중심으로 인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격적 M&A는 결국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젠 보수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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