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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시리아 고비 넘기자마자 중국 외교부장과 북핵 본격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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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시리아 고비 넘기자마자 중국 외교부장과 북핵 본격 논의

입력
2013.09.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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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놓고 연 이틀 머리를 맞댄다. 중국이 미국에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 온 가운데 시리아 위기가 고비를 넘기며 외교적 해법이 강구되고 있는 시점이라 주목된다. 북핵이 다시 미국의 외교 사안 중 우선 순위에 오를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만난다고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다. 하프 부대변인은 "두 장관은 북한이나 시리아 등의 현안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외교 수장은 6자회담 재개를 포함한 북핵 문제를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선 북한의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 6자회담을 일단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중국은 특히 최근 시리아 사태가 외교적 해법을 찾은 것처럼 북핵도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9·19 공동성명의 입장으로 돌아가 조속한 시일 안에 6자 회담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핵과 화학 무기는 다르다고 이미 선을 그은 만큼 양국이 의견을 모으긴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이 18일 베이징(北京)에서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주최로 '9·19 공동성명 기념 6자회담 세미나'를 여는 것도 이러한 대화 압박 공세의 일환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세미나는 6자회담의 역사를 회고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자리로, 관련국들의 교류와 접촉을 위한 중요한 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선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참석한다.

북한은 중국이 마련한 이 자리에 핵 협상 라인을 총출동시킨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등은 이미 16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제1부상은 북한의 핵 협상을 총괄하고 있고, 리 부상은 6자회담 수석 대표, 최 부국장은 차석대표이다. 이는 북한이 핵 문제를 풀기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국제 사회에 과시하면서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에선 이번 세미나에 6자회담 수석 대표 대신 학계 인사들을 파견, 세미나는 반관반민(1.5트랙)의 '반쪽행사'에 머물 전망이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유엔 총회 연설 차 22일 방미, 케리 장관 및 왕 부장과 각각 만날 예정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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