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인천에서 맞붙은 SK와 LG의 표정은 대비됐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SK 선수들에겐 낯선 가을이었고, 매년 이만 때면 다음 시즌을 기약하던 LG 선수들은 실로 모처럼 느껴 보는 긴장감이었다.
LG가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넘버를 '4'로 줄이며 1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LG는 이날 선발 신정락의 호투와 이병규(38)의 결승타를 앞세워 5-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69승47패가 된 선두 LG는 2위 삼성과 1.5경기 승차를 유지했다. 특히 5위 SK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4강 매직넘버를 한꺼번에 2개를 지웠다. 잔여 12경기를 남겨 놓은 LG는 4승만 더 보태면 자력으로 4강 진출을 확정한다. 반면 3연패를 당한 SK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LG는 2-3으로 역전을 허용한 뒤 곧바로 나선 7회말 반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1사 1ㆍ3루 찬스를 만든 뒤 3번 이진영의 행운의 안타로 3-3 균형을 맞췄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5번 이병규의 좌중간 적시타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LG 선발 신정락은 6이닝 6안타(2홈런) 1볼넷 2삼진 3실점으로 막고 시즌 8승(5패)을 올렸고, 8회 나간 마무리 봉중근은 1.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6세이브째를 따 냈다. SK 3번 최정은 4회초 시즌 27호 좌월 솔로홈런을 때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홈런 선두 박병호(넥센)는 부산 롯데전에서 2년 연속 30홈런을 쏘아 올렸다. 4번 박병호는 2-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ㆍ2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3구째 119㎞ 커브를 잡아 당겨 비거리 125m의 대형 3점 아치를 그렸다. 5타수 3안타에 타점도 5개를 보태 시즌 99타점을 마크, 홈런과 타점 2관왕 2연패에 바짝 다가섰다. 7-1로 승리한 넥센은 4연승을 달리며 삼성에 패한 두산을 1경기 차 4위로 끌어 내리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포항에서 두산의 추격을 4-3으로 뿌리쳤다. 대전에서는 2년 연속 4강 탈락이 확정된 KIA가 한화를 5-2로 제압하고 한화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