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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돈에 눈먼 2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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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돈에 눈먼 20대들

입력
2013.09.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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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울린 전화 대출사기 조직에 가담해 현금 인출 등 '범죄 심부름'을 해 온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고용돼 국내에서 현금을 인출, 이를 총책에게 전달한 혐의(사기 등)로 배모(24ㆍ여)씨 등 20대 6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이 인출해간 돈은 150억원, 피해자는 1,000여명에 달한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 등은 아르바이트 알선 사이트에서 '단순 심부름으로 용돈벌이 하세요'라는 게시글을 본 뒤 연락을 했으며,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과 면담하면서 무슨 심부름인지 설명을 듣고도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배씨는 경찰에서 "고교 졸업 후 줄곧 취업난에 시달린 데다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해도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 단기간에 돈을 모을 수 있는 일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휴학생인 남동생(22)과 친구 나모(25ㆍ여)씨도 '범죄 알바'에 끌어들였다. 이들은 서울 신림동 월셋방에서 합숙까지 하면서 인출책으로 활동했다. 윤모(23)씨 등 다른 세 명도 전북 익산을 주무대로 뭉쳐 다니며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실적이 필요하다며 계좌를 만들어 통장과 체크카드를 보내라고 한 뒤 피해자들이 보증보험료와 선이자 등의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자 연락을 끊었다. 총책은 이렇게 모은 체크카드에 번호를 적어 퀵서비스로 인출책에게 보내고 카카오톡으로 '3번 100만원'식으로 지시를 내렸다.

인출책은 빼낸 돈의 1.5%를 수고비로 받았다. 배씨는 불과 석 달 만에 4,000만원을 버는 등 6명이 총 1억5,00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최근 단속이 심해지자 조선족, 중국인보다 국내 사정에 밝은 한국인들을 인출책으로 쓰고 있다"며 "특히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유로 범죄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출책 감시조, 국내 총책, 중국 조직원 등의 뒤를 쫓고 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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