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브로커' 유상봉 등친 전 청와대 경호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장영수)는 함바(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상봉(67)씨를 속여 억대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전 청와대 경호과장 박모(46)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4월 유씨에게 "금호그룹과 GS그룹, 한국전력 회장과 호형호제 하는 사이다. 이들을 통해 함바 운영권을 수주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여 3차례에 걸쳐 1억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는 대기업 회장과 전혀 친분이 없었으며 처음부터 함바 운영권을 유씨에게 따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경호실은 박씨의 연루 사실을 파악한 후 곧바로 직위해제 했으며, 올해 7월 파면조치 했다.

검찰은 함바 운영권 수주 명목으로 9억2,000만원을 뜯어낸 유씨도 이날 구속기소 했다. 유씨는 지난해 4월 신보령화력발전소 및 GS칼텍스 LNG가스저장탱크 신축공사장의 함바 운영권을 위탁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P씨에게 2억원을 수수하는 등 11회에 걸쳐 9억2,000만원을 챙겼다. 유씨는 경찰관 뇌물제공 등 함바 비리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후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틈을 이용해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범행이 발각돼 올 7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다가 지난달 22일 인천에서 체포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