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채 총장 주변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휘한 당사자로 지목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16일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곽 전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에 있으면서도 음해에 시달려 사람 만나는 것도 조심했다. 사실무근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그는 최근에도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근거가 있는 것이냐"며 오히려 주변에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사찰 의혹 당사자인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이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지난 6일 조선일보에 보도되기 전에 검찰 지인들에게 알리고 "검찰총장이 곧 그만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서관과 자주 통화하며 채 총장 사찰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은 "황당하다"며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 수사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허무맹랑한 주장이 제기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 비서관과는 법무부에서 함께 근무해 잘 아는 사이"라며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이 비서관과) 통화를 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지만, 자주 통화를 하지 않은 건 분명하다"며 "이 비서관에게서 채 총장이 곧 그만둘 거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이 나온 배경에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됐다. 김 부장은 "배경을 추측해 보면 나도 전혀 감이 안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건과 관련해 야당이 수사팀을 흔들기 위해 제기한 음모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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