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3월부터 탄산음료와 햄버거, 컵라면, 초콜릿 등 열량은 높으면서 영양가는 낮은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이 서울시내 각급 학교와 학교도서관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교육감과 각 구청장에게 학교의 고열량ㆍ저영양 식품 판매에 관한 단속ㆍ제재 권한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식생활 건강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16일 발의했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용석 민주당 시의원은 "적발 시 학교 매점 재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권한을 교육감과 구청장에게 줘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2009년 식품의약품안정처가 세계 최초로 학교 내 탄산음료, 햄버거 등 고열량ㆍ저영양 식품 판매를 제한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시행했지만, 적발 시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가 제재 조치의 전부라 실효성을 두고 줄곧 비판이 제기돼 왔다.
조례안은 올 11월 서울시 본의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3월 1일 시행된다.
지난 7월 30일부터 식약처가 실시하고 있는 학교 앞 고카페인 음료 판매금지는 이번 조례안에서 빠져 적발 시 과태료 처분만 가능하다.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은 어린이 비만 및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식품으로 간식용 기호식품의 경우 1회 제공량 당 ▦열량 250kcal를 초과하고 단백질 2g 미만 ▦포화지방 4g을 초과하고 단백질 2g 미만 ▦당류 17g을 초과하고 단백질 2g 미만인 식품 등이 해당된다.
지난해 8월 식약처 조사결과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탄산음료와 햄버거, 컵라면의 70% 이상이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탄산음료는 77%, 햄버거는 75%, 컵라면은 72%가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에 속했다. 현재 탄산음료, 에너지음료, 혼합음료, 햄버거, 피자 등 1,573개 품목이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지정돼 있다.
한편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소아 비만으로 인해 탄산음료를 비롯한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의 제재는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특히 2010년 미셸 오바마 여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아동비만 퇴치 캠페인 '렛츠 무브(Let's Move)'와 그 해 3월 미국 전역의 학교 내 정크푸드 판매 금지법안이 통과되면서 소아비만과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의 상관관계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렛츠 무브' 캠페인을 시작한 지 3년 6개월만인 지난 8월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등 19개 주의 취학 전 어린이 비만율이 1%포인트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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