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고위 공무원 임금은 동결되고, 하위직만 물가상승률 수준에서 소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복지 예산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서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하위직 공무원 임금의 소폭 인상안은 "정부가 공무원 임금 동결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비판이 일자 정부가 일부 조정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16일 국회에서 '2014년도 예산안 당정협의'를 갖고 이런 내용의 내년 예산안에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재정 적자를 악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전체 예산을 최대한 증액하기로 큰 틀에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총 지출액은 올해보다 3%가량 늘어난 350조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이날 공무원 보수와 관련, 고위직 임금을 동결하고 하위직 임금은 물가상승률 수준에서 인상하자는데 공감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세비도 동결했다. 또 사병 월급은 올해 11만7,000원(상병 기준)에서 13만5,000원으로 15.4% 가량 올리기로 했다.
올해 복지 예산 규모는 상반기 추경예산 포함 99조3,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내년에는 104조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문화ㆍ교육 예산도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분야에서는 산학협력 활성화와 학비 부담 경감 부분에, 문화 분야에서는 예술인 복지 지원, 문화예술 공연기금사업 등에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OC 부문의 경우, 지역균형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적정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전체 SOC 예산은 올해보다 조금 줄지만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 투자규모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농림 부문은 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소기업 수출 지원 강화,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지원 등에도 예산이 집중 편성된다.
정부는 당의 요구 등을 반영, 최종 새해 예산안을 오는 26일을 전후해 발표할 계획이며 국회 예산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당초 목표한 4%보다 다소 낮춰 3.9%로 상정해 예산안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부의장은 "지난해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다소 세입부풀리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따로 추경을 할 필요 없도록 아예 처음부터 세입을 현실성있게 짜기 위해 경제성장율 기준을 다소 낮게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치를 바탕으로 예산을 짜기 위해 4%보다 낮게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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