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31ㆍ신시내티 레즈)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추신수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볼넷 2개와 도루 1개를 추가하면서 시즌 볼넷 개수를 101개로 늘렸다. 도루는 18개다.
이로써 추신수는 20홈런-100득점-100볼넷을 기록한 내셔널리그 최초의 1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현재 성적은 21홈런에 101득점, 101볼넷이다. 20-100-100 클럽은 그 동안 아메리칸리그에서만 나왔을 뿐 내셔널리그에선 아무도 없었다. 올 시즌 100볼넷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팀 동료 조이 보토(118개ㆍ신시내티), 마이크 트라우트(100개ㆍLA 에인절스) 등 양대 리그를 통틀어 3명뿐이다.
여기에 추신수는 남은 12경기에서 도루 2개만 더 기록하면 20-20-100-100(홈런-도루-득점-볼넷)이라는 내셔널리그 1번 타자 사상 첫 대기록을 또 다시 쓰게 된다. 이 기록 역시 1993년 토론토의 리키 핸더슨, 2007년 클리블랜드의 그레이디 사이즈모어 등 아메리칸리그 1번 타자들만 작성했다. 앞으로 도루 추가는 무난할 것으로 보여 내셔널리그 역사상 최고의 1번 타자로 평가 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
추신수는 이날 1회 첫 타석부터 100번째 볼넷을 얻어내며 대기록을 썼다. 밀워키 선발 요바니 가야르도를 상대로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내리 볼 4개를 골라냈다. 이어 2번 브랜든 필립스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뒤 3번 조이 보토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다.
두 번째 볼넷은 9회에 나왔다. 2회 2루수 땅볼, 4회 삼진, 6회 삼진으로 물러난 뒤 9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상대 4번째 투수 짐 헨더슨의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여기서 추신수는 2사 후 보토의 타석 때 도루까지 성공하며 시즌 도루 개수를 늘렸다. 팀이 5-6으로 패하며 대기록 달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50년, 100년 뒤에도 수없이 회자될 내셔널리그 최초의 기록을 한국 선수가 만들어냈다.
추신수는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그를 탐내는 구단이 뉴욕 메츠,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최소 3개 이상은 된다는 게 현지 평가다. 그리고 이날 대기록 작성으로 몸값은 더 뛰어 오르는 모양새다. 그 동안 '5툴 플레이어', 호타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이제는 타고난 선구안을 가진 '출루 머신''득점 머신'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올 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런 치는 1번 타자는 흔치 않다.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수없이 출루해 100차례 넘게 득점한 1번 타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여기에 추신수는 어깨가 강하고 발도 빠르다. 약점으로 지적 받은 '왼손 투수 울렁증'도 어느 정도 극복했다. '팔방미인' 추신수의 '잿팍'은 당연하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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