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임귀열 영어] English needed for tomorrow? (영어 현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귀열 영어] English needed for tomorrow? (영어 현실)

입력
2013.09.16 10:35
0 0

공식어 15개를 포함해 1,600여개의 언어가 있는 인도의 헌법은 영어로 돼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5%만 영어를 한다. 1980년에는 영어를 공식어에서 빼려고 한 적도 있다. 말레이시아와 나이지리아도 1970년대 영어를 공식어에서 제외하려고 시도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언어가 골칫거리다. 공문서의 단어 하나를 번역하는데 15달러, 한 페이지 번역에는 500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EU 행정비용의 3분의 1이 번역에 쓰인다는 비아냥도 있다. 결국 EU는 독일어를 빼고 영어를 공식어로 채택했다. 이른바 Euro-English는 제3국인의 영어가 어떤 모습일지 전망하는 데 참고가 된다.

영어를 유독 싫어하는 나라는 프랑스다. 미테랑 전 대통령은 앵글로 색슨어와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1911, 1970, 1975년에 이어 1984년 프랑스어 순화법 위반자를 처벌했다. TWA항공사는 비행기 탑승권을 ‘boarding pass’로 표기했다가 벌금을 물었다. 그래서 샌드위치를 ‘sandwich’라고 쓰지 못하고 ‘deux morceaux de pain evec quelque chose au milieu(two pieces of bread with something in the middle)’로 표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두 빵 조각 사이에 뭔가를 집어넣은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프랑스어 속엔 영어 표현이 5% 정도 차지한다. Blue jeans, manager, self-service등의 표현을 어떻게 프랑스어로 표기하겠는가. 이미 1980년대 유창한 영어 구사는 프랑스 일류 기술학교를 졸업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Businessweek에 따르면 유럽에선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인센티브와 우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에서 사용되는 영어 어휘는 대략 2만 단어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미일 무역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미국이 2만 단어에 대한 저작료를 받으면 적자가 해소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런데 elevator를 ‘에레바따’, necktie를 ‘네꾸다이’, butter를 ‘빠다’, beefsteak를 ‘비푸데끼’, ham을 ‘해무’로 발음하는 한 일본인들의 영어는 글로벌 언어와는 멀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일본식 영어를 답습했다는 것이다. 영어 참고서가 가장 많은 나라이면서도 영어 실력은 세계 하위권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일본과 닮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