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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술력 웅진케미칼 일본기업에 팔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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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술력 웅진케미칼 일본기업에 팔리나

입력
2013.09.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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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웅진그룹 소속으로 법정관리 중인 웅진케미칼이 일본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이하 도레이)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일각에선 "핵심기술이 일본업체로 넘어간다"는 기술유출 논란이 일고 있지만, 한편에선 "어차피 뿌리가 같은 회사로 시너지가 훨씬 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실시된 웅진케미칼 본 입찰 결과, 가장 높은 가격인 4,300억원을 써낸 도레이가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커졌다. 입찰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화학과 GS에너지가 참여해 큰 흥행을 예고했지만, 지난 2월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안에 적시된 회사가치(2,066억원)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을 도레이가 베팅하면서 승부는 싱겁게 끝나는 분위기다.

웅진케미칼 인수에 업체들이 군침을 흘린 이유는 이 회사가 갖고 있는 기술 때문이다. 물부족 시대를 맞아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水)처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웅진케미칼은 '역삼투분리막 필터'라는 독보적인 수처리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케미칼은 2006년부터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온 해수 담수화 플랜트사업에 참여해왔으며 지난 4월 고기능성 해수담수화 기술개발을 완료했다"면서 "바닷물을 식수나 산업용수로 바꾸는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도레이의 웅진케미칼 인수는 '기술유출'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급성장하는 세계 수처리시장의 핵심기술이 M&A를 통해 일본으로 넘어가, 결국 우리나라는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한 수처리업계 관계자는 "역삼투분리막 필터 기술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온 해수담수화 시장에 어렵게 교두보를 마련했는데 이번 인수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국내 수처리산업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법원이 가격 요소 외에 국익적 차원에서 이번 인수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도레이의 인수가 오히려 시너지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도레이와 웅진케미칼은 같은 뿌리를 지닌 특수한 관계를 갖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1999년 일본 도레이그룹과 새한그룹이 6대4로 투자해 만든 합작회사로, 원래 이름은 도레이 새한이었으나 도레이가 새한지분을 다 인수하면서 이름이 지금의 도레이첨단소재로 바뀌었다. 한편 웅진케미칼은 옛 새한케미칼을 2008년 웅진그룹이 인수해 사명을 바꾸었다. 결국 두 회사는 옛 새한그룹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지금도 새한 구미공장을 양분해 사용하고 있다. 인적 구성도 비슷하고, 공장 라인과 심지어 구내 식당도 같이 쓸 정도다.

도레이는 현재 섬유와 수처리 사업 등에서 웅진케미칼과 사업부문이 겹치는 만큼, 인수 후 원가 구매비용 절감은 물론 점유율 상승 등 적잖은 상승 효과를 낼 것이란 게 도레이측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유출되어선 안 되는 기술인지 여부는 이미 입찰 전 법원이 다 판단했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무조건 '외국기업인수=기술유출 국부유출'로 몰고 가는 건 근시안적 태도"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현재로선 도레이의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라며 "국내업계가 워낙 민감한 분야라 시너지효과가 클수록 기술유출 얘기는 계속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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