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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3자회담] 박근혜 대통령-김한길 '채동욱 사퇴' 입장 차이 확연… 회담 합의 도출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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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3자회담] 박근혜 대통령-김한길 '채동욱 사퇴' 입장 차이 확연… 회담 합의 도출 '불투명'

입력
2013.09.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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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이 16일 열린다. 하지만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이 최대 의제로 부상하면서 회담의 성패는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유의미한 합의도출은 물건너갔으며 최악의 경우 결렬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3자 회담을 하루 앞둔 15일 청와대와 민주당은 사전조율 단계부터 진통을 겪었다. 양측은 회담 진행 방식과 시간을 두고 실랑이를 벌인데 이어 의제는 아예 조율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이 "(의제는) 사전 협상으로 정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막판 쟁점으로 부상한 '채동욱 사태'로 인해 상황은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 총장 사퇴문제는 그(국정원 정치개입 폐해)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반법치주의 행태는 대통령의 재가없이 있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채 총장 사퇴의 '청와대 배후론'을 기정사실화하고, 3자 회담에서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번 사안을 의도적 프레임으로 몰아가서 청와대에 책임을 묻고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본질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직사회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채 총장 혼외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민주당과 청와대의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3자 회담에서도 다른 입장만 확인한 채 합의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가 이날 '공포정치' '섬뜩함과 전율' 등의 거친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 봤을 때 회담에서도 각자의 주장만 펼치다 얼굴을 붉힌 채 회담장을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국정원 개혁 문제도 쉽지 않은 의제다. 박 대통령으로선 추석 밥상을 앞두고 국정책임자로서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부담이 있고, 김 대표도 장외투쟁 장기화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타협이 도출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사건 등에 대한 포괄적 유감을 표명하고 민주당이 국회 정상화로 화답하는 시나리오가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민주당이 기대하는 답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도리어 김 대표가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홍경식 민정수석의 사퇴를 주장하고, 박 대통령이 "난 국정원에 진 빚이 없고 채 총장 사퇴는 진실규명을 기다리자"고 고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더 자주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담을 향후 정국 정상화의 분수령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담의 성패에따라 꽉 막힌 정국이 풀릴 수도, 반대로 정국 경색이 오히려 심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 이틀 전에 열리는 회담인 만큼 청와대나 여야 모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갖고 임할 것으로 보이지만 '채동욱 사태'의 부상으로 회담 성패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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